대구 저녁국
허 수 경
대구를 덤벙덤벙 썰어 국을 끓이는 저녁이면 움파
조곤조곤 무 숭덩숭덩
붉은 고춧가루 마늘이 국에서 노닥거리는
저녁이면
어디 먼 데 가고 싶었다
먼 데가 어딘지 몰랐다
저녁 새 벚나무 가지에 쪼그리고 앉아
국 냄새 감나무 가지에 오그리고 앉아
그 먼 데, 대구국 끓는 저녁,
마흔 살 넘은 계집아이 하나
저녁 무렵 도닥도닥 밥한다
그 흔한 영혼이라는 거 멀리도 길을 걸어 타박타박
나비도 달도 나무도 다 마다하고 걸어오는 이 저녁이
대구국 끓는 저녁인 셈인데
어디 또 먼 데 가고 싶었다
먼 데가 어딘지 몰랐다
저녁 새 없는 벚나무 가지에 눈님 들고
국 냄새 가신 감나무 가지에 어둠님 자물고
* <시토론 순서>
1. 대추방망이 / 김미숙
2. 얼굴이 수척하다 / 정해영
3. 치자꽃, 빌리 홀리데이*
4. 가을은 모과를 꽃이 되게 하고 / 전영숙
5. 서리가 내린 날에 / 이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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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입 회원 한 분이 더 오십니다
1기 옛 회원이신 이자님이십니다
다시 물빛에 나오심 반갑게 환영합니다
40주년이 지나고 물빛이 다시 한 번 푸르게 출렁거립니다
저녁 7시 그룹 통화로 연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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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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