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87년 1월 9일 (둘째화요일) 저녁7시
장소 인더가든
준비물 시 한편
냉이꽃 / 송찬호
박카스 빈 병은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신다 버려진 슬리퍼 한 짝도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금연으로 버림받은 담배 파이프도 그 낭만적 사랑을 냉이꽃 앞에 고백하였다
회색 늑대는 냉이꽃이 좋아 개종을 하였다 그래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긴 울음을 남기고 삼나무숲으로 되돌아갔다
나는 냉이꽃이 내게 사오라고 한 빗과 손거울을 아직 품에 간직하고 있다
자연에서 떠나온 날짜를 세어 본다
나는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
오늘은 즐거운 물빛 토론 날입니다
새해 첫 토론 시간 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 마지막 단추까지 알맞게 끼울 수 있는
즐거움을 일년 내내 누려도 좋겠습니다
찬 바람이 불고 기온이 많이 내려가 춥습니다
단단하게 여미고 오셔야 겠습니다
그리하여 품어 온 따뜻한 시의 온기를
서로에게 건네어 주십시요
저녁 7시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