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한 임종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15-06-19 06:37

편지로 한 임종

조회 수 1,36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대전 을지대병원 중환자실 예순다섯 살 할머니는 메르스 환자가 아니어도 여드레째 가족을 보지 못했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이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오면서 격리됐다. 간병하던 남편과 남매도 집에 갇혔다. 할머니는 상태가 나빠져 수술을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그제 남편이 중환자실에 전화를 걸어 "아내에게 가족이 쓴 편지를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다섯 간호사가 할머니 앞에서 남편 편지부터 읽었다.

"38년 고생도 하고 보람도 컸는데 갑자기 헤어지게 돼 가슴이 미어집니다. 당신 뜻 잘 새겨 자식·손자들과 살아갈 것이오. 이제 호강할 때 돌아가시니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이 세상 모든 근심 떨쳐버리고 천국에서 행복하게 지켜봐 주시오." 읽던 간호사가 목이 메어 다른 간호사가 이어받았다. "가난한 집에 시집와 살림 일으키고, 약한 아이들 훌륭하게 키우고, 못난 남편을 회사의 큰 책임자로 키워내고, 노후 준비도 잘했는데…."

아들 편지가 이어졌다. "얼굴 한번 보여주는 것이 이리도 힘들까.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이제 받아들이고 엄마가 이 순간 편안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딸 편지를 읽는 순간 간호사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딸로 살아 행복했고 아이들도 엄마가 제게 주신 사랑으로 키울게요. 다음 생에도 엄마와 딸로 만나요." 할머니는 다섯 시간 뒤 편안한 얼굴로 숨을 거뒀다고 한다. 편지로나마 받은 남편의 배웅과 자식의 임종 덕분일 것이다. 모든 것을 가로막는 메르스도 가족의 사랑만은 막지 못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다.

(조선일보 만물상 중에서 일부를 옮겼습니다)
*매스콤을 통하여 이미 읽었거나, 들은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라 행여 못보신 분들이 계시면 한 번 읽어 보시라고 올렸습니다. 이제 대구도 청정 지역이 아니라고 하니 모두 조심 하세요.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996 내일은 973회 물빛 토론모임일 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8-27 61
6995 내일은 972회 물빛토론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8-12 53
6994 내일은 971회 물빛토론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7-22 93
6993 내일은 970회 물빛 토론회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7-08 107
6992 내일은 제969회 물빛시토론회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6-24 81
6991 제968회 물빛시토론모임 공지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6-10 106
6990 내일은 967회 물빛토론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5-27 92
6989 966회 물빛시모임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5-15 177
6988 믈빛 965회 토론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5-08 111
6987 오늘은 965회 물빛 시토론회 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4-23 183
6986 제964회 물빛 토론회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4-09 125
6985 믈빛 963회 시토론 모임 후기 2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3-27 171
6984 오늘은 제963회 물빛시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3-26 126
6983 제962회 물빛 시토론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3-15 145
6982 오늘은 962회 물빛시토론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3-12 142
6981 내일은 962회 물빛토론모임일 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3-11 169
6980 물빛모임 961회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3-03 213
6979 오늘은 961회 물빛 토론회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2-27 95
6978 제960회 물빛 시 토론회 후기 1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1-31 187
6977 오늘은 960회 물빛시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1-23 163
6976 물빛 960회 토론회는 오프란인에서 갖습니다 / 모임예고 2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1-13 189
6975 물빛 959회 토론회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4-01-13 197
6974 제 958회 물빛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2-26 380
6973 오늘은 958회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2-26 117
6972 내일은 958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2-26 129
6971 제 957회 물빛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2-12 148
6970 오늘은 957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2-12 109
6969 내일은 957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2-11 153
6968 제 956회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1-28 160
6967 오늘은 956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1-28 308
6966 내일은 956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1-27 239
6965 제 955회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1-14 194
6964 오늘은 955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1-14 199
6963 내일은 955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1-13 146
6962 이정수 박사님의 물빛 40주년 기념회 사진 (23.10.10) 침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1-12 336
6961 제 954회 물빛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24 565
6960 오늘은 954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24 482
6959 내일은 954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23 446
6958 물빛 40주년 기념회 사진 (23.10.10.화) 1 침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19 864
6957 물빛 40주년 신문기사 안내 - 시니어 每日 (2023.10.13자) 1 침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14 517
6956 물빛 40주년 기념회 후기 2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11 734
6955 오늘은 물빛 40주년 기념회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10 585
6954 내일은 물빛 40주년 기념회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10 407
6953 배추론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05 665
6952 제 953회 시토론 후기 인기글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09-26 1303
6951 오늘은 953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인기글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09-26 152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