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 류인서
눈 오는 밤, 이 아파트 단지 포장마차는 백악 해안을 흘러가는 보트피플 같습니다. 희박한 빛으로 떠 있습니다.
흘러간 나라의 문장(紋章)입니다. 비닐 막에 그린 쌍어문 그림이 화석처럼 단순합니다. 아주 낯설지는 않습니다. 지느러미가 노란 물고기 유민들이 타고 있습니다. 몸에 몸 당겨 붙여 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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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분의 태양이 환하게 아침을 밝힙니다 시든 나뭇잎에도 빈 가지위에도 조용히 스며 듭니다 창문을 열어 바람과 공기의 냄새를 맡아 봅니다 차고 단단합니다 계절의 끝이 이처럼 정하고 흔들림 없어 다른 계절과 자리 바꿈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 소리 고양이 울음 소리 자동차 소리 아침을 시작하는 소리들로 분주한 바깥입니다 물빛님들 하루 잘 시작하셨겠지요 오늘 저녁 7시 인더 가든입니다 36집 시토론작을 마지막으로 퇴고하는 시간 가지겠습니다 11월 12일 얼굴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