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울어 해는 뜬다
안도현
당신의 어깨 너머 해가 뜬다
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
그 가슴 두근거림으로, 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 너머 첫닭이 운다
해가 떠서 닭이 우는 것이 아니다
닭이 울어서 해는 뜨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처음 눈 뜬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울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울었기 때문에
세계가 눈을 뜬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하고 나하고는
이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
더도 덜도 말고 냉수 한 사발 마시자
저 먼 동해 수평선이 아니라 일출봉이 아니라
냉수 사발 속에 뜨는 해를 보자
첫닭이 우는 소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세상의 끝으로
울음소리 한번 내질러보자
*
새해 첫날 입니다 다시 일년의 시작 입니다 한동안 그리울 2018년을 눈물 그렁하게 배웅 합니다 생각해 보면 별이 없이 지나간 일년 인 듯 하지만 다시 살펴 보면 수많은 일들이 일어 났고 지나간 한 해 였습니다 그 모든 일을 겪어내고 무탈하게 새해 받아 안을 수 있게 해 준 지난해에 감사한 마음 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2019년 새 부대가 크고 넓고 깊고 단단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한 해 동안의 기쁨과 즐거움 행복과 사랑 슬픔과 아픔 고통과 근심 불안까지도 모두 담을 수 있는 부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물빛님들과 함께 쓰는 좋은 시가 많이 담기는 부대였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제가 2019년 물빛 회장직을 다시 맡게 되었습니다 작년 일년을 거울 삼아 모자라는 부분 보충하고 부족한 부분 채워가며 열심히 물빛 회장직을 수행하겠습니다 물빛 회원님들 옆에서 많이 도와 주시고 힘을 보태 주시리라 믿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 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 입니다 이 장을 가슴 깊이 새기며 일상과 물빛의 새로운 일년을 살겠습니다
선생님 그리고 물빛회원님들 새해 더욱 건강하고 소망하는 모든 것 이루는 한 해 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