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나를 불러 세운 건
바람에 온몸으로 엎드렸다가 일어나는 귀 밝은 갈대들,
일 배 일 배 지극정성이다
일 배, 일 배는 참 잘 드는 가위,
저 가위질로 세상 변두리 웃자란 근심들
싹둑싹둑 잘라 화병에다 꽂아 두면
바윗덩이 같은 내 마음도 갈대꽃처럼 가벼워질까?
지평선 위에 덩그러니 걸린 낮달에서도
째깍째깍 자라는 갈대,
갈 때 맞추어 갈 데, 어디일까?
바람 부는 언덕에 발 올리고
느슨한 신발 끈 서걱서걱 고쳐 맨다
*서 하씨는 시집 '저 환한 어둠'으로 2015년 대구문학상을 수상 하였습니다.
물빛의 지도 교수님인 이진흥 선생님은 1989년 제7회 대구문학상을 수상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