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물빛 모임입니다. 시 한 편과 구름바다님 시집을 가지고 오세요. 인더가든에서 7시에 모입니다.
집사람 (김학원)
글을 쓰는 동안 당신은 다소곳이 앉아 있고 구룡사 대웅전 뜰에서도 내 옆에 있었다 외출한 사이 당신은 부엌에 들어가 저녁을 짓고 밥상을 차렸다 삶의 신산함에 얼굴을 찡그리며 돌아와도 당신은 감꽃 같은 해맑은 웃음으로 나를 맞았다 어느 날 당신은 병실에 누웠고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까마귀 낮게 깔리는 하늘 나는 영정과 함께 당신을 묻었다 이제 어디에도 당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