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바다님의 소식을 다들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급하게 올립니다.
동승병원(영천 소재)에 계신 구름바다님을 로즈윈님, 저, 그리고 제 친구랑 셋이서 뵙고 왔습니다.
구름바다님은 붓기가 많이 빠지셔서 날씬한 미남자가 되어계셨어요.^^
거기는 인터넷이 없어서 홈에 들어오시질 못하신대요.
로즈윈님은 아침부터 전복죽을 끓이고 버섯을 달이시느라 바쁘셨더군요.
구름바다님을 위해 준비하는 와중에 저와 제 친구를 위해 김밥까지 싸주셨고요.
정말 슈퍼우먼 같지 않나요?^^
전 그저 로즈윈님이 차려주신 밥상에 살짝 숟가락 얹어서 뵙고 왔습니다.
이번 호 물빛지에 실린 시들을 낭송해드리고,
로즈윈님이 구름바다님 안마해드리는 거 구경하고,
그리고 은해사 들러서 밥 한 그릇 먹고 왔습니다.
밥은 제 친구가 샀는데요, 물빛 식구들이 너무 착한 것 같아서 감동받았다면서요.
살짝 부끄럽더군요.
선생님, 일 때문에 함께 못 가셔서 무척 아쉬워하신 거 전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님들의 안부도 두루두루 전하고, 받았습니다.
우리, 구름바다님의 시 한 편 함께 읽어요.
소녀
김학원
폭격기 편대가 날면서
투하한 폭탄 속 밤하늘 바라보던
소녀는 이제 없고
바람 불던 밤을 날아온 새,
사과나무에 앉아 있을 뿐
장롱 깊숙이 넣어둔
빛바랜 사진 속에서만
소녀는 웃고 있다
전쟁이 끝난 아침
(물빛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