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본 영화는 '쌍화점' 이었다.
1월 1일 친한 친구와 보았는데 이제까지의 그 어떤 동성애 영화보다 파격적이었다.
원나라의 지배를 받고 있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일단 주인공 두 남자가 압권이었다. 고려의 왕 주진모, 그의 호위무사 조인성 그리고 고려의 왕비 송지효. 그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
잘 생긴 꽃미남 배우 두 명이 출연한다는 점은 여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나 역시도 조인성과 주진모가 주인공이었기에 그 영화를 보고자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그 영화가 두 남자의 사랑을 다룬다는 사전 예비 정보를 모르고 갔었기에 그들의 사랑이 더 파격으로 다가 온 듯 하다.
고려 가요를 통해서 들여다 본 고려 시대는 그야말로 선정성이 난무하는 사회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 가요엔 남녀 간의 사랑이 많이 개방되어 있다.
그런 고려 가요 '가시리'를 왕비 송지효가 부르고 '쌍화점'을 왕 주진모가 부르니 참으로 고급스럽게 들렸다. 친구는 '쌍화점'을 부른 주진모의 목소리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영화의 끝은 특별한 것이 없다.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주진모와 조인성이 죽으리라는 것을... 왕과의 사랑만 알았던 조인성이 그 왕으로 인해 이성의 사랑에 눈뜨게 된다. 하지만 결국 조인성의 사랑은 왕이었다. 비극적 사랑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속의 주진모가 인상적이었고 조인성의 연기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리고 왕비 송지효의 연기도 그다지 좋은 연기라고 보여지지 않았다. 왕비다운 품위도 여성스러운 매력도 없었다. 두 사람의 사랑의 장면이 단지 연기 그 이상으로는 보여지지 않았다. 진실함이 베여있지 않았다.
그러나 주진모는 달랐다. 그가 아파할 때 나도 아픔을 느꼈고, 그가 질투 할 때 나도 질투심을 느꼈으니 말이다. 나와 같은 범띠 동갑내기 배우라서 사심이 들어 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조인성의 연기가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한다. 발전 가능성이 많은 배우라는 것에는 나도 동감이다.
영화는 아직도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기회가 닿으면 꽃미남의 사랑에 동참하시길...^^*
*오랜만에 영화를 올려 봅니다. 왠지 어색하네요. 전에 영화 일기를 쓸때는 비디오를 통해 본 것을 많이 올렸지요. 정작 영화관에서 영화를 많이 보는 요즘엔 영화를 못 올리고 있더라구요. ^^ 저번 하이디님의 글을 읽으면서 미흡하기 짝이 없었던 그 때의 글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물빛 활동도 제대로 못하는데 영화 본 것이 있으면 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올려 보았습니다. 요즘엔 글을 전혀 쓰지 않으니 글을 쓰는 감도 다 잊어버린것 같습니다. 논술을 할 때는 그나마 책이라도 접하는데 입시학원은 책을 읽는 것도 안하게 되네요. 다 제가 게으른 탓이지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