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탕과 입에 쓴 약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
06-07-12 11:24

달콤한 사탕과 입에 쓴 약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어제 토론했던 작품들을 오늘 아침에 다시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어제와는 달리 좋은 구절들만 돋보이니 웬일인지요? 예컨대 <밤은 노숙자의 걸음으로 지나간다(불면)>나, <너는 햇빛도 튕겨내는 차갑고 맑은 벽이다(반사유리)>, 그리고 <갈대가 울연히 자라나고/강물이 저렇듯 넘실대는 것은/ 강 너머 네가 보이지 않기 때문(시)>이라는 구절, <살을 차고 들어간 저 국화무늬의 말...(중략)... 덫에 걸린 그 말// 몸부림치는 흰꽃으로/ 갇혀있다(깊이 박혀 있다)>는 등의 구절들은 기억에 남는 가구(佳句)들입니다.

우리는 토론 시간에는 거의 <흠잡기>에만 열중하느라고 좋은 점을 얘기하는 데 인색했지요. 그것이 마치 물빛 토론의 전통(?)이 돼 온 것 같습니다. 나는 전에 독일의 47년 그룹 회원들이 그들의 작품을 평할 때 마치 고문하듯 혹독하게 비판했던 것이 2차 대전으로 황무지나 다름없던 독일문학을 부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을 인용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물빛토론도 가능하면 <듣기 좋은 소리로 칭찬하기>를 경계하고, 작품을 가져온 사람은 그 날 모임에서 <전기의자>는 못돼도 <꽤 긴장될 만한 의자>에 앉혀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인지 전에는 토론 시간에 너무나 분해서 눈물을 흘리며 운 사람도 있고, 자존심이 상해서 곧장 물빛을 그만 둔 분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가슴 아팠습니다.

지금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농담조로 하는 비판인데도, 집에 가면 잠이 안 오고, 며칠 동안은 <물빛 홈페이지를 보기도 싫다>는 느낌들을 갖게 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속으로 놀랐습니다. 글을 쓰는 분들의 마음이 얼마나 섬세하고 여린가 하는 점에 대해서 무심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교육학에서는 <야단치기>보다는 <칭찬하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하는 게 정설이지만, 그러나 <달콤한 사탕이 이를 썩게 하고 입에 쓴 약이 몸에 이롭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992
내일은 제969회 물빛시토론회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4
22
6991
제968회 물빛시토론모임 공지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0
33
6990
내일은 967회 물빛토론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27
47
6989
966회 물빛시모임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5
116
6988
믈빛 965회 토론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08
74
6987
오늘은 965회 물빛 시토론회 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3
132
6986
제964회 물빛 토론회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9
86
6985
믈빛 963회 시토론 모임 후기
2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27
120
6984
오늘은 제963회 물빛시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26
86
6983
제962회 물빛 시토론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5
113
6982
오늘은 962회 물빛시토론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2
94
6981
내일은 962회 물빛토론모임일 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1
136
6980
물빛모임 961회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03
128
6979
오늘은 961회 물빛 토론회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2-27
78
6978
제960회 물빛 시 토론회 후기
1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1
121
6977
오늘은 960회 물빛시모임 날입니다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23
121
6976
물빛 960회 토론회는 오프란인에서 갖습니다 / 모임…
2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13
159
6975
물빛 959회 토론회 후기
수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13
155
6974
제 958회 물빛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6
275
6973
오늘은 958회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6
90
6972
내일은 958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6
97
6971
제 957회 물빛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
120
6970
오늘은 957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
82
6969
내일은 957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
120
6968
제 956회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128
6967
오늘은 956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166
6966
내일은 956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151
6965
제 955회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4
134
6964
오늘은 955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4
132
6963
내일은 955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108
6962
이정수 박사님의 물빛 40주년 기념회 사진 (23.10…
침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283
6961
제 954회 물빛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288
6960
오늘은 954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276
6959
내일은 954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273
6958
물빛 40주년 기념회 사진 (23.10.10.화)
1
침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9
559
6957
물빛 40주년 신문기사 안내 - 시니어 每日 (2023…
1
침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4
366
6956
물빛 40주년 기념회 후기
2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483
6955
오늘은 물빛 40주년 기념회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
391
6954
내일은 물빛 40주년 기념회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
266
6953
배추론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
492
6952
제 953회 시토론 후기
인기글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26
1046
6951
오늘은 953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26
963
6950
내일은 953회 물빛 시토론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25
276
6949
제 952회 물빛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2
223
6948
오늘은 952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2
381
6947
내일은 952회 물빛 시토론 날입니다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2
16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