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8년 1월9일 (둘째 화요일) 저녁7시
장소 인더가든
준비물 시 한 편
아침/문태준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번 또 한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모서리가 힌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도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
겨울비가 촉촉히 내린 월요일 아침입니다
포근해 봄비 같은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어쩌면 벌써 봄은 당도해 문을 두드리는데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뜨거운 차를 끓여 놓고
시를 쓰거나 쓴 시를 퇴고하는 날로 삼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젖은 풍경을 들추어 감추어진 세계를 들여다 보고 싶습니다
내일은 물빛 정기모임 날입니다
가슴에 시를 품고 오는 몸은 얼마나 따뜻할까요
내일 인더가든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