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귓속에는 막다릉 골목이 있고,
사람사는 세상에서 밀려난 작은 소리들이
따각따각 걸어 들어와
어둡고 찬바닥에 몸을 누이는 슬픈 골목이 있고,
얼어터진 배추를 녹이기위해
제 한몸 기꺼이 태우는
새벽 농수산물 시장의 장작불소리가 있고,
리어카 바퀴를 붙들고 늘어지는
첫눈의 신음소리가 있고
좌판대 널빤지 위에서
푸른 수의를 입은 고등어가 토해놓은
비릿한 파도 소리가 있고
갈라진 손바닥 끝에
잔 멸치 떼를 키우는 어머니의
짜디짠 한숨 소리가 있고
내 귓속 막다른 골목에는
소리들을 보호해 주는 작고 아름다운
달팽이 집이 있고
아주 가끔
따뜻한 기도 소리가 들어와 묵기도 하는
작지만 큰세상이 있고,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