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희씨의 썩 괜찮은 시를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걸레의 소명의식이라고 하나 아니면 걸레에 대한 우리의 고정된 ,일관된 선입견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거슬리나 걸레의 끈질긴 생명력과 오기가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1연의 <따뜻한 물 한 모금>에서 <따뜻한>이라는 말은 빼도 될 것 같습니다. 왜내하면 2연에<뜨거운>이라는 말이 또 있으니까요.
예전의 동시와 시의 어정쩡한 경계에서 벗어난 것이 다행스럽게 생각되며 차재희씨만의 독특한 사고가 잘 나타나 좋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걸레가 되어 모든 것을 다 수용하여 자신을 기꺼이 희생시켜 세상을 청소하겠다는 의지는 식상하며 시인의 의지가 너무 전면에 노출된 점이 흠이며 걸레의 입장에서는 무조건적인 수용이라는 점에서 마뜩잖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걸레도 청소하고 싶은 대상만 선별적으로 하고 싶지 않을까요?
어쨌든 차재희씨의 가열찬 열정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