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우셔라 도원씨... > 작품을 읽고

본문 바로가기
|
01-04-27 16:25

고마우셔라 도원씨...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고마우셔라 도원씨, 이 사람을 울트라로 격상시키다니요.
'심연이든 공중이든 거칠 것 없는 시선'을 획득했다니요.
때로 오도가도 못할 무지에, 욕망에, 어리석음에 꽁꽁 묶여 있는 나를, 눈뜬 장님일 때가 허다한 나를, 확장되어 날아다닐 때보다 웅크리고 오므라져 있을 때가 더 많은 나를...너무하군요, 그렇게 높이 붕붕 띄워버리시다니...어떡허죠? 떨어질 땐 더 아플텐데...

도원씨답게 시원시원하게 재단해 주셔서 고마워요.
하지만 평소의 대화에서 자주 대립했듯이 꼭 그만큼 의견이 상반되게 생겼네요.
'사랑의 파괴' '사랑이라는 괴물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려고' '싸워서 이기지 않으면 죽음이므로'라고 보셨는데, 아닙니다. 나는 '사랑과 맞서 싸우려는' 게 아니라 그 사랑을 위해서 '사랑 아닌 것'들을 베어주고, 꺾어주고, 잘라주려는 것입니다. 왜 그런 것들이 사랑이 아니냐구요? 사랑은 그리 쉽게 소멸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라고, 서걱이고,휘청이고,굵어지고, 빽빽히 밀생하는 그것들은,사랑때문에 생긴 것들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지요. 그것은 사랑에 이르기 위한 도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것이라고 하고 싶군요. 살을 발라내는, 뼈를 잘라내는 아픔이겠지만 그것들을 견뎌내려고혹은 뛰어넘으려고 하는 '자기절제' 혹은 '초월의지'가 없다면 다만 일회적인 절정과 소멸로 이어지고 말 것 같거든요. 꽃 피우자 마자 죽어버리는 대나무처럼 말이지요.

도사 앞에서 요롱(방울)흔든다더니, 노련한 도원씨 앞에서 어설픈 '사랑론'을 펼친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평소 세상의 힘과 권력 그리고 투쟁에 유달리 민감하신 도원씨의 시각에서는 이 시를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세상이나 사랑을 인식하는 방법은 다 다르니까요. 하지만 이런 다양성 때문에 세상은 생동하고, 진화하고, 살맛이 나는 것 같아요. 비록 도원씨 의견에 전적인 동의는 할 수 없지만, 도원씨의 개성있는 언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뻐요.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7
김상연 시인의 <삶>을 읽고,
인기글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21
1499
256
김세현씨의 [상사화]를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17
1380
255
김학원 선생님의 <집사람>을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04
1251
254 답변글
이진흥 선생님의 <집사람>에 대하여
인기글
김학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17
1091
253
정해영씨의 [그곳이 아프다]를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16
1130
252
정해영씨의 <연인>을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28
1071
251
강은소 시인의 <적멸궁에 앉아>를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01
1541
250
김학원 선생님의 작품 <석양> 고쳐읽기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5
1046
249
김학원 선생님의 <낙조>에 대하여,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4
1286
248
신상조씨의 [안녕, 잘 가]를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17
1303
247
정해영씨의 작품 <아이스 홍시>에 대하여,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01
1230
246 답변글
저장된 뚜껑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03
978
245
신상조씨의 작품 <침묵>에 대하여,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18
1256
244
신상조씨의 작품 <편지>에 대하여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3-25
1023
243
신상조씨의 [눈바람]을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18
1140
242
신명숙씨의 <산은 지금 올이 고르다>를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09
1798
241
신상조씨의 <곰국을 고며>를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29
1359
240
김상연님의 <말 그 너머에 사랑이 있다>를 읽고
인기글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15
1141
239
김상연 시인의 <들여다본다>에 대하여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03
1497
238
김상연님의 <들여다본다>를 읽고
인기글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01
1197
237 답변글
김상연님의 <들여다본다>를 읽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02
893
236
엉겅퀴님의 작품 새터에서를...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3
731
235 답변글
엉겅퀴님의 작품 새터에서를...
엉겅퀴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7
670
234
시를 대하면 세상이 훤히 열리고... 세현님의 작품을 …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2
755
233
김상연님의 <월식>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1
915
232
'내눈이플레어스커트가나풀나풀춤추는' 을 읽고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9
827
231
묘각사를 읽고
미소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769
230
적막한 가을밤의 산사 묘사가... 차재희님 묘각사를 읽…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2
904
229 답변글
적막한 가을밤의 산사 묘사가... 차재희님 묘각사를 읽…
보리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7
676
228
서경애님의 소요산 거미줄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6
758
227 답변글
거미줄 한 줄의 의미는...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1
823
226
이도원의 소설 [내 생의 자명종]을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09
1296
225 답변글
변명과 설득을 해보자면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12
868
224
이도원님의 폭설(드라마)를 읽고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21
821
223 답변글
허점 투성이, 부끄럽습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21
770
222
조우기님의 <가장의 한마디>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18
810
221 답변글
조우기님의 <가장의 한마디>를 읽고
조우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18
679
220
유자란씨의 <심청, 인당수에 뛰어들다>를 읽고
인기글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13
1007
219 답변글
허걱!!! 딴죽의 칭찬이????
굳센 난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16
623
218
유자란님의 <심청 인당수에 뛰어들다>를 읽고
인기글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09
1142
217 답변글
유자란님의 <심청 인당수에 뛰어들다>를 읽고
굳센 난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11
679
216
차재희님의 <바다>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29
922
215
정정지님의 시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에 대하여,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29
949
214
이상(2商)님의 작품 [산과 노을]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22
920
213 답변글
정정지님의 시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에 대하여,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29
841
212 답변글
정정지님의 시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에 대하여,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30
764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