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연님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쉽게 읽혀지며 쉽게 이해된다
시의 주제나 의미가 쉬워서가 아니라
어떤 무거운 주제도 '툭 툭' 건들듯
장난하듯 가볍게 건든다
목에 힘을 세우지도 않으면서도 이렇게 건들고 마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진지하게 '건든다'.
그리고 이 명쾌한 '건든다'까지 가기 위해
그는 수십번은 이렇게 <들여다본다>는 행위를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들여다보는 그의 눈은 '저 아래'가 아니라
'저 멀리'를 향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시처럼 죽음의 무덤에서까지 뻗치고 있는 것이다.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 무덤 속의 망자와 눈을 맞춘 듯
그는 무덤 속의 생애에 대해 위로하듯 장난 걸듯
들여다보고 말을 건다.
어디고 지천으로 깔려있는 무덤,
천애고아처럼 천덕꾸러기가 되어있는
망자의 슬픈 넋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행위,
그것이 놀랍다.
또한 무덤에 엎어진 채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툭 툭 만져질 것만 같은 무심하고 허한 인생을
장난 걸 듯 위로하는 담백한 정서 또한 놀랍다.
재미있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