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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님의 <월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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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


참죽나무가 마른침 삼키고 있다

동민이 외할매도, 다빈이 엄마도, 깨금발한 멍멍이도, 눈이 빠지도록 문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다

누가 또,

신방新房을 차리나 보다

****
예전의 시에서 1연이 변화되었군요.
예전의 시에서 나타난,
문구멍을 살피는 참죽나무 보다
마른 침을 삼키는 참죽나무가 생동감을 줍니다.
너무 간결한 시여서, 뭐라 입 대기가 어렵습니다.

지구의 그림자에 태양이 가려져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월식,
이 월식이 잔치로, 나아가 번성(생식)의 중요한 찰나, 사건으로
연결시킨 점이 신선합니다.

단지 전 <동민이 외할매><다빈이 엄마>에서
인용된 아이의 이름이 신방을 차리는 토속의
시적분위기에 맞지않게 세련된 점이 걸립니다.
물론 이건 사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짧은 시는 흠 잡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뭐, 건더기가 있어야지요. (죄송)

제가 알고 있는 김명수시인의 월식이라는 시와는 다른 ,
흥겨운 분위기입니다.
한 번 비교해 보자는 의미에서 그 시를 올려봅니다.


월식(月蝕)



김명수



달 그늘에 잠긴
비인 마을의 잠
사나이 하나가 지나갔다
붉게 물들어

발자욱 성큼
성큼
남겨 놓은 채

개는 다시 짖지 않았다
목이 쉬어 짖어대던
외로운 개

그 뒤로 누님은
말이 없었다

달이
커다랗게
불끈 솟은 달이

슬슬 마을을 가려주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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