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죽님!
나흘이 지나고서야 님의 감상글을 읽었습니다.
정성스런 감상글 고맙습니다.
사재암을 자재암으로 검색해주신 성의에 감읍입니다.
시보다 님의 감상글이 더 맛이 있습니다.
햇살 받아 반짝이는 거미줄 한 줄을 봤을 때의
마음입니다. 지금
굴뚝새
-윤정구-
점심을 거른 해가
바다 너머로 기울고 있었다
야트막한 언덕 위
저녁 打鐘이 끝나고
파란 풍금 반두가 시작될 무렵
마을 귀퉁이
오두막집에서는
돌팔이가
스물두 살 누이의 연주창을 도려내고 있었다
무심한 어머니는
무쇠솥을 까맣게 씻어
퍼진 보리쌀 한 구석에
쌀 한 주먹 소심스레 안치고 있었다
포르락포르락
땅에서 땅으로
바닥에서 바닥으로
굴뚝새가 철없이 날고 있었다
밥 자치는 사이
수수마당을 걷고
호밀멍석을 펴는 어머니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작은 바다 마을이 조금씩
노을에 잠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