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타님 고맙습니다.
제 눈에는 신뢰할만한 작가라는 말만 남는데...굉장히 힘이 됩니다.
하지만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발전이 되겠지요.
우선 이오타님의 지적에 대해 나름대로 변명을 하자면
1. 제목---
화자가 두 사람이긴 하나 여기서 주인공은 여자입니다. 아마 독자들은 읽으면서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아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의 자명종>이라는 제목은 진부해보이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애착이 갑니다. 진부함을 껴안고 가볼 참입니다.
여기서 자명종은 주인공이 주체적으로 설정해놓는 터닝포인트를 말합니다.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이룩하는 여자주인공의 각별한 자명종.
2. <인물들이 여럿 나오지만 한 사람의 독백처럼 느껴진다. ---
그러므로 전통적인 서사문학에서 말하는 인물간의 대립과 갈등이 약하다.>
맞습니다. 서사보다는 장소와 시간의 변화에 따른 인물의 심리변화에 관심을 두고 시작한 것이어서 그렇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제조된 깡통 통조림처럼 복제된 도시인의 일상, 권태로움을 차라는 매개를 통해 쭉 나열해보고 싶었습니다. 차의 욕망이 바로 개인의 욕망, 여기선 개인의 의지 보다 기계(물질)의 의지가 더욱 가열차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물질의 유혹에서 사랑이 자유로울 수 있느냐하는 물음말입니다.
3. 소설의 캐릭터는 개성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 ---
비범한 인물이어서 개성적이긴 한데 보편성은 결여되었다는 것인가요? 보편성이라는 것은 사회변화와 유리되지 않는 성질이고 보면 결국 점진적이든 급진적이근 사회변화가 일어난다면 당연히 보편성은 확보되게 되는 셈이지요.
예를 들면 이혼율이 높아지면 이런 류의 캐릭터는 너무나 일반화된다는 것.
5. 그러나 시점을 너무 정확하게(규칙적으로) 바꾼 것은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동일한 시간대에 겹치는 두 주인공의 심리적 추이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남녀의 생각차, 시각차,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 상황을 담으려면 기계적이더다로 똑같이 배분할 수 밖에 없었고 규칙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전 시점 분리, 이 점에 대해선 자부합니다.
6. 그러나 인물의 성격은 특별(비범 혹은 특이)하면서도 동시에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도 갖추어야 한다.---------------
이건 앞의 3항과 동일하므로 그냥 넘어갑니다.
7. <나(남자)>가 자신의 이복누이를 강간하는 장면은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
이번 소설의 가장 취약점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좀 더 선명하게 완성된다면 이번 소설에서 가장 핵심주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퇴고를 거듭하면서 보완해 나갈겁니다.
8. 예컨대 승균이와 그의 약혼녀 간의 이야기, 돈을 뜯어내는 폭력의 세계가 어딘지 값싼 폭력영화에서처럼 <만들어진> 느낌이 든다.---------------
급조한 상황은 아니고 일반적인 상황, 그러니까 조폭들의 이런 폭력적인 상황에 이제 우리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증가된 현실을 그렸습니다.
9. 그런데 이도원 소설의 인물들은 휴머니티가 약해 보인다.----------
무력한 휴머니즘은 극복하고 싶습니다. 냉소로 일관된 반휴머니즘적인 저의 작업은 언젠가 보편적인 휴머니즘과는 차별을 두게 될 것입니다. 그게 제 소망입니다.
**********결국 변명과 설득은 글쓴이가 누릴 수 있는 몫은 아니라는 것이 답글을 쓰면서 밝혀지는군요. 더이상 변명하지 않고 말로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 소설을 써야할 오기가 생깁니다.
이오타님 항상 먼저 읽어주시고 이렇게 비평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