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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지 작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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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깊어만가는


면역 없어 또 아프다

한 생각 오래 버틴 끝이
자꾸 무너지려 하고 있다
한 잎 두 잎 떨어지다
건듯 부는 바람에도 확
빗물처럼 쏟아버린다

지도와 나침반을 버리고
경계선을 넘는 발자국 소리
나뭇잎 걸어가는 소리

무성영화처럼
검은 옷을 입은 나무들이
상주처럼 나와 있다
흔하게 주고 빋던 단풍 든 소리들의
납작한 주검이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



--------------------------------------------------




가끔씩 살아가는 길 위로
우연이 터진다


마련그림 따라 브라더 미싱
제 색깔의 실 물고
달음박질이다

뜻하지 않게,
밑실 끊어져
덜컹 길이 막힌다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 사이가
벌어져 있다
뒤집어 보면 그 모양이 아닌데
다시 뒤집어
자꾸 허물어 버리는 잘못 디딘
발자국들

가로 막힐 때마다 후유후유 돌아가는
먼 낯선 길의 박음질

언제 부터인가 눈 감으면
앉았다 일어서는
그 원형의 마름 길, 어렴풋이
점자 더듬듯 만지며 간다


*마름: 옷감이나 제목 따위를 그 치수에 맞추어 자름


--------------------------------------------------------



한 해의 마지막 사진을 찍다


먹이를 구하는 하이에나의 눈
렌즈의 중심에는
세상이 있다
그 속에 살지만
당신은 실루엣조차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더 안쪽으로 들어서 주세요
끝에 계신 분 안 나옵니다"
그 곳은 프레임의 밖이다
후미진 외곽이다
찰칵!

올해는 앞 사람의 머리에 가린
얼굴 속 보이지 않는 이름이거나
맨 앞줄 맨 끝
한해의 마지막 사진에
당신이 없을 지도 모른다

붉은 속살을 드러내며
포즈를 만들었지만
렌즈의 신선한 먹이가 될 수 없는 당신이
없는 사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될지도 모른다


------------------------------------------------



원시안


멀리 있는 풍경이 선명하다
손가락 가까이
활짝 핀 것들은
흐물흐물한 안개껍질 뒤로
몸을 숨긴다

멀어서 닿을 수 없는
어찌 할 수 없는 것 만이
환하게 보인다

태평양을 건너
조지아주 라그란지 시티에
살고 있는 핏줄
삐뚜름하게 한 짐 진
서른 살의 슬픔이

너무 잘 보인다


----------------------------------------------



오래된 통조림



공원에서 몇 번
마주친 희끗희끗한
겨울 빛 남자

흰 구름과 마른 잔디 위
웃지 않는 돌들이
그의 시야다

명문 대학을 나와 평생
일자리 없이 지낸 그의 얼굴에는
수확기의
싱싱한 지식들이
통조림 되어있다

둘레가 꽉 막혀 있는
원 터치 캔의 뚜껑처럼
힘껏 잡아당겨 줄 세월을 놓쳤다

인쇄가 지워진
오래된 깡통의 표면
유통기간이 희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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