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김 용 순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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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김 용 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한 사람이

       오랜 시간

       홀로 성벽을 쌓는다


       태풍이 휩쓸고 간 터에

       농사지은 것들

       키를 넘는 거센 파도가

       다시는 휩쓸어 가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반듯한 돌을 얹어

       한 장 한 장 벽을 쌓는다


       벽을 쌓고

       하늘로 오르는 계단과

       바람이 통하는 길을 내고 나무도 심어

       푸른 매미성이 되었다


       오랜 시간 성벽을 쌓은 사람이

       성의 한쪽에 서 있는

       곧은 대나무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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