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처리하기
황 석주
생일을 축하한다는 플랭카드와 함께
천정을 밀어올릴 듯한 기세로 거실을 장식했던 풍선들
하루이틀이 지나면서 하나씩 내려 앉았다
바닥을 둥실대는 풍선물결을 보는건
또 다른 재미라 위로하며
바람이 다 빠질 때까지 며칠 더 즐기기로 했다
그때부터
바람은 드디게 빠지고
풍선은 천천히 시들해지며 하나씩 주저앉고 드러눕기시작했다
남은 바람을 가슴에 안은 채
여기저기 거실 바닥에 드러누운 풍선들
저걸 어떻게 처리했었던가
풍선 하나를 가만 만져본다 쪼그라들고 말랑한 풍선
바늘로 터뜨리는 재미로 풍선의 마지막 소임을 다하게 했던,
젊은 시절이 문득 두렵고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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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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