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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청사초롱

 

                      수하

 

그것은 새파란 번개였다

번쩍 낯설게 눈 속에 들어오더니

비켜 가지도 않고 

아예 내 마음 한복판에 드러누운

빛깔 고운 할아버지 청사초롱 

 

중학 2학년 하교길

여름이 걸어 오던 길목

골목길 구멍가게 할아버지

힘이 없어 방문도 못 여시더니

청사초롱 하나 걸어놓고 

어디론가 가버리셨다

 

골목 어귀에서 만날때만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줄 알았던 청사초롱

할아버지처럼 살다가 죽으면

사람은 왜 살아야 하나

 

밤새워 생각하다가 함께 울었던

새벽 닭 울음소리 그땐 어려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걸린 청사초롱 

언젠가 내 것이 되는 줄 몰랐다 

 

독수리처럼 날아와서

지렁이처럼 꾸물거리는 이상한 질문

그날 청사초롱 못 보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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