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등을 밀어도 / 전 영 숙 (956회 토론작)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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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등을 밀어도 / 전 영 숙 (956회 토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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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등을 밀어도

 

전 영 숙

 

차가워진 햇살에

언 공기에

지지 않으려는 듯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그만 이승의 끈을 놓으세요

가만히 등을 밀어도

꿈쩍 않던 당신처럼

바람이 등을 밀어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볼품없이 말라가도

가장 나중까지

힘껏 피었던 대로

힘껏 지고 있는 것을

 

서로 가까이 모여

몸 맞대고

떨며 견디는 가을꽃의

최선을 본다

당신의 최선을 본다

 

오래 살아 있는 것도

욕된 일이다

말만 앞세우고

누구보다도 오래 살았던

당신

 

아직 지지 않은 꽃으로

이 계절

추워도 춥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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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는 생명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생의 문제를 설명하려면 죽음의 문제를 설명해야 한다 당신의 모습과 지는 꽃의 모습을 비교해서 드러내 놓고 묘사하는 시다 생명의 근원적인 내면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시다 3연과 4연을 합쳐 한 연으로 줄여봐라  마지막 구절 '추워도 춥지 않다' 이렇게 서술로 끝내지 말고 '추위를 넘어서는 저 마른 꽃잎' 식으로 퇴고하면 좋겠다 서술 보다는 명사로 끝내면 여운이 남는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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