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40집 원고 (3편) / 고미현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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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40집 원고

 

아버지의 그리움

고미현

 

흔들의자에 붙박이처럼

앉아서 종일

꿈속을 헤매는 아버지

 

청년이라는 이유로 인민군에게 끌려갈 때

쏜살같이 도망쳐 살아낸 목숨

 

한국전쟁의 포탄에

눈앞에서 잃어버린 전우

 

참전용사 제복이

자랑스러운 나의 영웅이지만

어릴 때 돌아가셔

불러보지 못한

엄마라는 부러운 말

 

천만번도 더 절절하게 부르며

밤과 낮 없이​

쪽잠 속을 헤매는 구순의 아버지

(회장님과 편집장님, 이 시는 넷째 화요일(22) 토론 후 많이 수정해야 할 작품임을 참고해 주세요^^

그리고 편집장님, () 간격을 조금 줄여서 모두 한 쪽(1)에 실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

 

밍밍한 오늘

고미현

햄버거보다 밥

탄산수보다 맹물

다이내믹한 스트레칭보다 단조로운 국민체조

오르내리는 산봉우리보다 완만한 능선 길

 

밍밍한

그래서 오래갈 수 있는

먼 미래까지

우리를 지켜줄 질긴 힘

일상 속에 엎드려 있는

평범한 날들의 줄기

 

----------

 

   

별의 길

고미현

물 마시듯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석회화 건염이라는 진단도 받아보고

가끔 찌개 냄비도 태우고

사소한 말도 서운하게 와닿는다

 

그렇게 비로소 나이가 든다는 것을

 

오늘도 까만 별들이

눈부심 속에서 날아다니고

 

우주의 별로 돌아가는 길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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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0' DATE : 2023-08-16 14: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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