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2 /팔음김미숙
대문을 나서다가
옆집 아줌마를 만났다
늘 죽상이더니 오늘은 왠일로
얼굴이 복사꽃이다
남편이 먼곳으로 출장을 갔다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면서
소리를 지른다
"자유다"
순간, 어느 유명한 시인이
했던 말이 휙 떠올랐다
"아내가 죽었다, 자유다"
그의 아내는
소크라테스의 아내처럼 악처였을까
천둥이 치고 바람이 불더니
비가 내렸다는,
죽도록 사랑하던 연인도
결혼하는 순간 희극은 끝이다
오죽하면 무덤이라고 했겠는가
뜨겁고 열렬한 사랑
그건 환상이다
콩꺼풀을 벗어야한다
사랑의 유효기간
한껏 길어봤자 삼 년
의무감으로 평생을 살아야하는 결혼
부부 사이의 사랑이란,
강물처럼 잔잔히 흘러가는 것
요란하지 않은 조용한 우정으로
관심과 애정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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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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