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귀 / 전 영 숙 (973회 토론작)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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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귀

 

전 영 숙

 

깊은 밤

투명한 풀벌레 소리

 

닫혀 있던

귀 하나가 열린다

 

이토록 깨끗한

울음을 들을 수 있는 것도

한 철

 

귀를 당겨

소리를 쌓는다

고요가

더욱 또렷해진다

 

저절로 왔다

저절로 사라지는

탄식의 무리

 

나뭇잎 뒤에서

풀잎 속에서

내 잠과 꿈 사이에서

세상 슬픔 다 울어

 

면경처럼

맑아지고 깊어지는

가을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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