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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귀신꽃

 

                 박수하

 

 

날마다 꿈을 꾸는 붉은 태양을 닮은 꽃이 있어 동해 바다에 떠오르는 뜨거운 불덩어리 해를 안고 바다 깊숙히 뛰어들면 바닷물은 순식간에 끓어 넘쳐서 붉은 용암의 분출물을 해수 밖으로 토하고

 

견딜수 없는 격렬한 충동으로 각혈처럼 토하는 에트나화산처럼 제주의 휴화산도 언젠가는 붉은 꽃잎 같은 화쇄류가 하늘로 치솟으면 윙윙 거대한 엔진을 돌리던 비행기들 활주로에 숨 죽여 하늘만 바라보고

 

너무나 간절하거든 썩어서 먼지가 된 귀신을 찾아가지 말고 바닷가 어디쯤 눈만 힐끔 돌려도 수 백개 제주의 오름 자욱한 안개 속에서 피어 클레멘타인처럼 파도의 노래를 부르는 전설의 꽃을 찾아 가라

 

이미 지울수도 없는 상처 깊은 이름이 되어버린 귀신꽃 푸른빛 무수한 이파리로 바다를 품고 수 많은 화산이 폭발하던 제주의 불꽃으로 붉게 물든 수국의 꿈은 어쩌다 산산히 부서져야 했을까 

 

화산처럼 붉게 바다처럼 푸르게 해마다 색을 바꾼다고 제주의 사람들이 이름 붙인 귀신꽃 파도 속에서 휘파람으로 바다를 부르는 해녀처럼 수국은 오늘도 제주의 푸른 바다로 뛰어든다

 

 

 

■제주도에서 수국은 '귀신꽃'이라하여 집안에 심지 않았다.

존재감이 큰 화려한 덩어리의 꽃송이와 더불어

해마다 바뀌는 꽃의 색때문이었을까.

수국은 산성토양에서는 투명한 푸른색을

염기성토양에서는 짙은 붉은색의 꽃을 피운다.

올해의 푸른빛이 내년의 붉은빛이 될수도 있다.

 

*수국의 꽃말은 변심이다

*수국은 여름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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