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김세현
그대 살속 파고들던
감미로운 가시
격한 파도가 지나가면서
죽창으로
내리 꽂히는
폭우를 <죽창으로 내려 꽂히는> <가시>로 쓴 것은 하나의 발견이고 살아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가시가 살 속으로 파고드는 그 감각적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감미로운>으로 수식한 것에 저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감미로운 가시를 설명하는 그 다음의 구절, 즉 <격한 파도가 지나가>고 <죽창으로 내리 꽂히는>이라는 아주 역동적인 이미지에는 <감미로움>이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짧지만 이미지의 강렬성 때문에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