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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03 14:35

곳간열쇠와 바뀌게된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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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님,오래전 쓴 글 잘 읽었습니다.
저희 집에 간혹 오시는 시이모님은 연세가 지금 85세이십니다. 시어머님의 언니이시지요. 아직 기억력도 총총 하시고 걸음새나 대화법이 젊은이 못지 않습니다. 그분은 지금으로 치자면 산부인과 의사이신 셈인데 산파라고도 했지요. 그 옛날에 보건전문학교를 나오셨답니다. 그러니 저희 시어머님께서는 자녀분 8명을 모두 집에서 낳으셨고 또 시이모님께서 그 모두를 받으셨답니다. 저희 시댁의 생명줄을 모두 이어주신 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ㅎㅎㅎ 딸만 5명을 내리 낳으신 시어머님께서 저희 남편을 낳았을 때는 또 딸이라 여기며 시할머님과 시아버님께서는 나와 보지도 않으셨다더군요. 그러니 그동안의 설움은 설명없이도 아시겠지요? 아들을 낳았다고 해도 거짓말이라고 믿지 않았답니다
시할머님이 대단하셨던 모양이예요. 손자임을 확인하자마자 미역에 소
고기를 엄청 넣고 국을 끓여주셨답니다. 시어머님께서 6명의 자식을 낳도록 처음 먹어보는 소고기미역국인 셈이지요. 달리 표현하자면 눈물국
아들국인 셈입니다. 그후 시할머님의 며느리 시집살이는 온데간데 없고 곳간열쇠와 살림사는 것은 일체 시어머님께 맡기고 손자만 싸고 안고 물고 빨고... 그 후에 다시 딸과 아들을 낳았는데 둘째 손자는 안중에도 없이 일만 시켰답니다. 큰손자 사랑은 지금도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는데...그 이야기는 언젠가 또 들려드릴께요.
어쩌다 시이모님께서 오시면 저는 최대한으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하고 오래 묵었다 가시기를 권하며 편케 해드릴려고 합니다. 크게 잘 하는 것은 없지만 시이모님도 저를 아주 사랑해 주시고 진지를 드신 후에는 꼭 커피 한 잔을 청하시며 저와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시지요. 대화를 하노라면 저는 제 친구인 듯이 느껴져 허물없이 온갖 이야기를 나눕니다. 특히 남편이 세상에 나올 때의 모습을 듣는 것은 더할 수 없이
재미나고 아주아주 커버린(?) 남편이 신기하기도 하고 ...ㅎㅎㅎ
목련님,제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얼른 현관까지 마중나오셔서 "얘야,힘들지?"하시는 시이모님,아니 우리들의 할머니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아유,이모님 놀다가 오는 길인걸요. 힘들긴요."하면 이모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놀기는...다니는 것도 다 힘든 일이고 그것도 다 공부인게야."라고 하시며 제 가방을 받아드십니다. 저도 그렇게 아름다운 할머니가 될 수 있을런지...
목련님은 지금 그런 시어머니,할머니가 되어 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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