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원씨의 <저녁놀> 비평에 대한 대답과 질문 > 작품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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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28 00:18

이도원씨의 <저녁놀> 비평에 대한 대답과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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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원씨, 감사합니다. 반론을 기대한다는 말은 이도원씨의 비평에 대한 답글을 꼭 달아달라는 뜻이겠지요? 사실은 오래 전에 이도원씨의 글을 읽었지만 그동안 너무 바빠서 즉답을 못한 것이 이렇게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금도 좀 바쁩니다만, 바쁘다는 이유로 답글을 달지 않고 지나가면 혹시 이도원씨가 자기를 무시했다고 기분 나쁘게 여기실 것 같아서 저의 <답글>을 질문으로 달겠습니다.

(나의 <저녁놀>이란 작품은 아직 미발표의 신작입니다. 일년에 몇 편 밖에 쓰지 못하는 게으름 속에서 억지로 건져 올린 소품이지요. 그런 작품이므로 이도원씨가 관심있게 읽어 주신데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그것은 비록 소품이긴 하지만 아주 오랜만에 쓴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

나의 질문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 우선 작품 <저녁놀>을 다시 한번 인용하겠습니다.

벼랑 위로
새털 하나 날려버린다
골짜기엔 어둠이 내리고
부러진 날개 퍼덕이며
그는 갔다
숨죽인 매혹이 능선에 걸린다
고통을 드러내는 눈부신 살갗!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 속의
굳건한 성채 하나
[저녁놀] 전문

이 글을 읽고 서두에 이도원씨는 서두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간절한, 자기를 낮추는 겸양의 시는 독자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저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저항할 건덕지도 없다. 그건 시인 개인의 품성일 따름이지 모든 시인이 불경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단지 시인이 자신을 낮춰 우러르는 대상에 대한 경외감(시적완성도에 성공했을 경우)이 따르든지 아니면 편치 않은 부담이 다가올 따름이다.>

<질문 1.>
정직하게 말씀드린다면 나는 이도원씨의 서두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절한, 자기를 낮추는 겸양의 시>는 구체적으로 누구의 어떤 시인가요?
<저녁놀>이란 나의 시가 <간절한, 겸양의 시>란 뜻인가요?
그리고 <겸양스러운 시>는 <저항할 수 없기 때문에> 당혹스럽게 만든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지요?
<저항할 수 없는 시>는 <당혹스럽게 만드는 시>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그건 모든 시인이 불경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란 말은 또 무슨 뜻인가요?
<단지 시인이 자신을 낮춰 우러르는 대상에 대한 경외감(시적완성도에 성공했을 경우)이 따르든지 아니면 편치 않은 부담이 다가올 따름이다.>라는 문장도 무슨 뜻인지 잘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질문 2.>
나는 위에 인용한 이도원씨까 서두에 쓴 4개의 문장을 서너번 되풀이하여 읽어보았는데도 솔직하게 말해서 지금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는 문장을 읽을 때 표면적인 겉말 밑에 감춰진 속뜻을 알아낼 수 있어야 그것을 <이해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겉말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너무 엉성해서 그럴까요, 꼼꼼해서 그럴까요? 아니면 이도원씨의 문장에 문제가 있을까요? 이것이 나의 센스의 문제일까요? 이해력의 문제일까요?

<나의 생각>
그리고 다음 말도 왜 쓰셨는지 나는 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의 부담감이란 자기가 낳은 아이를 자랑하면서 '내 아기가 말을 했다니까요, 내 아기가 이제 걷기 시작했다니까요'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호들갑을 떠는 어미의 이기심과 만났을 때의 불편한 감정과 닮았다. 사적인 감정을 억지로 공유하고자, 전파시키고자 할 때 마찰이 생기는 것이다. 과연 이 <저녁놀>이 사적인 감정을 잘 승화시켜 공적인(적어도 시인이 자신의 시를 일기장에서 구출시켜 지상에서든, 온라인상에서든 발표한다면 모두 공적인 영역에 들어간다)세계로 이끌었는지 살펴보자.>

이도원씨. 비평을 할 때는 가능한 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버리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내가 말한다면 동의하십니까? 만일 동의한다면 내가 보기에 이도원씨는 나의 소품 <저녁놀>을 아주 고약한 <선입견>을 가지고 그것에 억지로 뜯어맞춰 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읽으면 틀림없이 의도의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시는 원래 비유의 언어이고 행간의 틈새가 넓기 때문에 독자(비평가)는 그 틈새를 자신의 상상력으로 메워가면서 읽어야 합니다. 우리들은 그래서 시를 읽는 것을 <창조적인 글읽기>라고도 말하지요. 그러니까 실제로 작품 분석의 글은 이도원씨의 창조적인 글읽기이므로 작자인 내가 <이렇게 읽어 주십시오>라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그 글읽기는 독자 나름대로의 논리(일관성)와 언어의 보편성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겠지요.

<질문 3.>
<저녁놀은 또다른 하루를 낳기 위한 산통이라는 싯구절을 본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저녁놀 또한 어느 한 대상을 경배하는 진혼의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말에서 저녁놀이 <경배하는 진혼의 배경>은 무슨 뜻이지요?
<경배>와 <진혼>이 어떻게 어우러질까요?
이 때 <진혼>의 배경이란 말은 혹시 <아름다운 배경> 혹은 <장엄한 배경>이란 뜻인가요? <경배하는 진혼>은 의미상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질문 4.>
<이 저녁놀은 시인의 속에서 다시 굳건한 성채로 환기(이 단어는 환치가 정확하겠죠?)된다. 가공할 만한 저녁놀에서 가공된 성채로 대치되는 것이다. 시인은 맘껏 경배한 대상을 또다시 자신의 안에 봉헌한다. 이 보다 더한 경외가 어디 있겠는가.>
여기서 나의 짧은 소품 안에 무슨 <봉헌>과 <경배>가 있는지요?
이건 아무래도 이도원씨의 기막힌 오버센스(?)가 아닌지요?

<질문 5>
<이진흥시인에게 이토록 커다란 그림자를 남겨준 그는 누구인가가 남았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이건 시의 완성도에 따라 판명된다고 했으니 읽는 독자가 나름대로 추론할 따름이다. 불행히도 나는 함께 공유되지 않았다. 나의 시를 보는 눈이 아직 주체적인 때문이다. 쉽사리 시인과 함께 깨춤을 추진 않을 것이다.>에서
<불행히도 나는 함께 공유되지 않았다. 나의 시를 보는 눈이 주체적인 때문이다. 쉽사리 시인과 함께 깨춤을 추진 않을 것이다.>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공유>되다니요?
그리고 <깨춤>을 추다니요?

<질문 6.>
<이 <저녁놀>은 이미지 구축에는 성공했을 지 몰라도 함께 공유하기엔 부족했다. 객관적이고 간결한 시어에도 불구하고 '헌사'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인 스스로가 너무 자신에게 함몰되었기 때문이다.>라는 이도원 씨의 지적 중에서,
<함께 공유>한다는 말은 혹시 <공감>한다는 말을 잘못 쓰신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이 시를 무슨 <헌사>라고 함부로 판정하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이도원씨,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저녁놀>이라는 시를 쓰면서 한 번도 그런 <헌사>같은 생각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질문 7>
<나는 시인에게 '공적인 영역에로의 깊이'를 강요하고 있다. 이게 터무니 없는 요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하고 있다. 바로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진흥님의 반론을 기대한다.>라고 하셨는데,
여기서 "공적인 영역의 깊이"란 무엇입니까? 나는 시를 너무 <사적인 영역의 얕음>으로 쓰고 있다는 뜻인가요?


이도원 씨,
나는 지금 진지하게 질문했습니다. 혹시 말투가 기분 나쁘게 들린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본의가 아니라 오직 문장의 서투름 때문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리니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나의 <진지한> 질문에 대하여는 이도원씨도 <진지하게> 대답할 의무가 있겠지요? 왜냐하면 이도원씨는 나의 시에 대한 비판의 글 밑에 <답글>을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나는 늦긴 했지만 <답글>을 달면서 공개적으로 질문을 했기 때문입니다. 답글 쓰기가 불편하면 다음 토론모임(5월 29일) 때에 꼭 참석해서 <공개적으로>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진지하고 재미있는 토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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