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마디로 신진영씨는 이번 <환절기>로 홈런입니다. 오랜만에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비평을 <흠잡기>라고 한다면 <환절기>는 비평이 되지 않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흠잡기>가 아니라면 <칭찬하기>만 남는데 그것은 우리들의 토론 취지에 맞지 않지요. 그래서 비평을 쓸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팔공산자락에 잦아들어서 칩거하더니 오랜만에 정말 근사한 시를 건져 올리시네요.
2)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환절기>를 지냅니다. 그러한 변환기는 우리들의 고요한 일상에는 위협이지만, 한 편으로는 나태한 일상에 새로운 희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서 한평생 살아낸다는 게> <아찔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끌고 다닌 세월이 참 힘겨웠>기도 하며 <사기꾼, 바람꾼에 채이>면서 <걱정>을 떨쳐낼 수 없지만, 이 시의 화자는 그 환절기를 오히려 <꽃이 발광하는 봄> 혹은 <빛에 작살을 맞는 여름>(이 구절은 혹시 <빛에>가 아니라 <빛의> 작살>이 아닌가요?)이어서 <까무라칠 듯 신나는 절정>이라고 노래합니다. 신나는 한바탕의 춤판을 넋잃고 구경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3) 신진영씨의 이런 말솜씨로는 무엇이든 잡히는 대로 한바탕 시로 바꿔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신명이 풀리는 모양이지요? 아끼지 말고 더 많이, 질펀하게 써 보십시오. <꽃이 발광하는 봄이든지/ 빛에 작살을 맞는 여름이든지/ 한계절에 드는 것 몇 번을 반복해도/ 까무라칠 듯 신나는 절정이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