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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11 14:01

김연순(오즈)씨의 <메아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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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짧고 아주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조각난 언어들이 컹컹대며 세상을 떠돌아 다닌다>는 <메아리>의 울림이 선명하기 때문이지요. 이 시에서 가장 효과적인 표현이 바로 <컹컹>이라는 의성어라고 생각됩니다. 의성어는 언어의 관념화를 방지하고 원시적이고 직설적으로 묘사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2) 제1련과 2련은 중첩됩니다. 오즈씨도 망설였다고 하셨는데 역시 하나는 없애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련은 2련에 대한 설명 밖에 안되기 때문이지요. 저라면 1련을 삭제하겠습니다.

3) <그 남자의 침묵에 내 귀가 멀었다>는 발상은 강렬하지만, 어딘가 좀 이상해 보입니다. <침묵> 때문에 <귀가 먹>는 먼다는 것은 글쎄요...., 오히려 아주 요란한 소리(예컨대 천둥소리 따위)에 귀가 먼다는 것은 자연스러운데 <침묵>이 주는 적막함에는 오히려 귀가 더 예민해 지는게 아닐까요? 이상해 보이기는 하지만 또 한편 생각하면 <침묵>에도 귀가 먹을 수 있다는 게 시의 세계이기도 하네요.

4) 3련의 <떨어져 나간 귀>는 누구의 귀일까요? 2련에서는 <내 귀>가 나오는데 <컹컹 짖>는 이는 <나>이므로 나 자신의 귀가 떨어져 나갔다면 이상합니다. 그렇다고 <그 남자의 귀>로 본다면 제 5련의 <조각난 언어들>과 맞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조각난 언어들>은 4련의 <메아리>이고 그것은 다름 아니라 <떨어져 나간 귀>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귀먹은 귀>와 <떨어져 나간 귀>의 관계가 좀 혼란을 줍니다.

5) 몇가지 구질구질한 말씀을 드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는 좋은 시라고 생각됩니다. 만일 앞에서 말씀드린 논리적인 허점(3항과 4항의)이 보완된다면 이 시는 아주 좋은 시가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흔히들 시는 논리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시는 논리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 감동을 주려면 논리적인 허점이 노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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