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님, 좋은 시 들고 오셨네요.
인생 대선배이신 어머니의 결혼 45년과 이제 신혼인 화자의 결혼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의미있는 시네요.
세월이란 낚싯꾼에게 잡혀가는 무지개 송어의 비유가 좋아요.
'인생의 대선배' 란 행이 설명이어서...
"시집가거든 아무리 속상한 일 있어도 내색말고,
니 할 도리는 다 해야하는기라."
위의 행에서 '시집가거든' 을 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저는 해봅니다.
자신을 빙어로 비유하셨군요.
고운 꿈, 원대한 꿈을 꾸는 빙어가 되시기를...
결혼 생활 45년- 이 행이 저는 좀 어색하게 읽힙니다만... 여러님들은...?
결혼한지 45년- 통상 이렇게 쓰지요만...
의미있는 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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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45년
엄마가 속상한 일 생길 때마다
그에 맞춰 한 소리 해 대던 못된 딸에게
눈 흘기며골백번도 더 하던 말
"이 문디 가시나, 니 시집가서 함 살아봐라 "
수많은 풍파 겪어낸
커다란 무지개 송어 한 마리
세월이란 낚싯꾼에게 잡혀가고 있는
인생의 대선배
산그늘 내려와 새터에 앉고
바닥에서 귀까지 기어오르는 축축한 물안개
"시집가거든 아무리 속상한 일 있어도 내색말고,
니 할 도리는 다 해야하는기라."
결혼식 전날 날 붙들고 하신 말씀
나는 이제 빙어에 불과한데......
오늘도 새터에는
낚싯꾼 서넛이 앉아있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시간의 중턱
미혼도 기혼도 아니 세월의 시작
거기서
빙어 한 마리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