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요.
진짜와 가짜가 마구 뒤엉켜 온갖 현상들을 연출하는 일상적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옥석을 분간해야 할지요.
어쩌면 가짜를 진짜로 착각하며 사는 것은 아닌지요.
혹은 그것이 가짜인 줄 알면서도 무심코 받아들이는 나태한 마음들이 그 가짜로 하여금 제 삶을 칠하고 또 자꾸만 덧칠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아닌지요.
그리하여 마침내 가짜를 진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요.
알맹이는 사라지고 오직 껍데기들만 서로 자기가 알맹이라고 아우성치는, 비본질이 본질을 먹어 치운 시대에 혹시 우리는 살고 있지 않은지요.......
오래 전, 메모한 것들을 정리하다가 불현듯 이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제 시에 대한 선생님의 소감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의도한 주제를 너무나 정확하게 알아봐 주셔서 기뻤습니다. 아마 이런 기쁨 때문에 시인들이 시를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행의 '그는 성공한 마술사였다'는 끊임없이 속임수와 가짜로 생을 연명해야하는, 그리하여 결국 그것들이 제 삶의 정체성이 되어버리고 마는 마술사의 이미지가 떠올라 그것을 썼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말씀을 보니 그 위의 행들이 모두 그것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 것 같으므로 제가 너무 친절했음을 알겠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