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이었나! 커다란 창 밖에는 우산 같은 개오동잎이 물결무늬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를 기다리다 책에 얼굴을 뭍고(***묻고) 살풋 잠이 들어었나(***들었었나)보다 그는 그의 눈 속에 들어있는 하늘다리보다 작은 연못을 건너 찻집 문에 붙어 있는 방울 소리를 내며 온 몸으로 연둣빛 미소를 피워내고 있었다 산 속 맑은 沼에 몸 담구고(***담그고) 있는 듯 청량한 꿈 속에서 낯익은 목소리 하나가 설익은 잠의 꽃잎을 뜯어내고 있었다
*******일전에 정겨운 속삭임에 올린 시였다. 세현님의 기존 시와 다른 느낌이었다. 낯익은 목소리의 기다리는 그. 그가 누구일까. 그러나 그를 기다리다 책에 얼굴을 묻었던 기왕의 일면식이 있는 그를 다시 <낯익은 목소리>라고 표현한 점이 혼란스럽다. 기다리던 그와 낯익은 목소리의 그가 다른 이를 말하는 것인가.
그러나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혼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이 시는 나를 사뭇 설레게 만들었다. 특히 <낯익은 목소리 하나가 설익은 잠의 꽃잎을 뜯어내고 있었다>가 정말 시적이다.
******괄호 안은 틀린 말을 고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