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나리님께, <따스한 이별> 이 맞습니다.
유자란님의 <따스한 이별> 이 맞습니다. 오래전 <이방인> 을 읽고
나서 느꼈던 허탈감이 <따스한 이별> 을 읽고났을 때, 그런 감정이
문득 제 전신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눈물만이 사랑의 척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억장 무너진다는 말도 있듯이 엄청난 충격에는 눈물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같이 한 고부간의 사이가 이런
것인가 하는, 어머니를 난독한 긴 세월동안 물론 갈등이나 그리움도 ,
있었겠지요. 유자란님의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저도 부모님과의 사별 아내와의 1년간 짧은 결혼생활과 5년만의 사별 이후
평생을 혼나 지낸 탓인 진 몰라도 사람과 사람사이의 이별이나 또는 사별은
제겐 너무나 큰 충격이자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라 이런 개인사적인
느낌 글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각자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으나
서로가 그 삶을 존중해 주고 괴로울 때 괴로움을 같이 하는 실존적인
이해를 원하였기 때문입니다. 베아트리체와 같은 구원의 여인 등
가정사적인 이야기가 모임 때 있었습니다. 공연히 메나리님 마음을
어지럽게 하였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정겨운 속삭임에 올린 글 맞습니다.
* 메나리님 올림 글 볼 때마다, 요즘 그냥 스치고 지나갑니다.
저는 민요 민자도 모르는 사람이라, 요즘 메나리님 시를 올림 글을,
난독? 하고 있습니다. ^ ^*
영원한 따스함으로
어머니 아버지 언제나 만남은 길고 긴 슬픈 이별입니까 ?
두 분 생존시 못 다한 일 하나 하나가 구름 속 번개로 달려 나와
지금에도 가슴에 박힌 침 아픈 침이 되고 회한이 되었습니다.
다 깊은 밤 호젓이 밤길 걸으며 내 생이 가야할 온갖 깊고 험난함을
이토록 심사숙고하나 어머니 아버님 이제 이 나이에도 가야할 길은 ,
어렵고 어려운 난제 중 난사로 남아 낮이나 밤이나 나를 괴롭힙니다.
가족은 죽어서도 혈연이고 그 혈연 영원히 끈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
어머니나 아버님은 두 분 죽고 나서도 변함없이 내 부모님이십니다.
어느 달뜬 야심한 밤 어머님은 나를 등에 업고 걸으셨습니다.
머리를 덮은 망사 무늬 틈새로 집들과 전신주며 보름달 달빛이
교교히 내렸으나 어머님 따스한 체온이 나를 편안케 했습니다.
아아 어머니 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만 그때일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영원한 따스함으로 남습니다.
2001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