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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원 씨의 <무화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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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도원 씨의 소설을 읽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타인에게 이해받기를 바라기 전에, 진심으로 타인을 이해해 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가끔 오랫동안 인류에게 애용되어온 낡은 말들의 진실을 생각할 때가 있었다. <이해>라는 말도 그 중 하나였다. 그 말의 본질을 알고나니 새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계신다.
완벽하게 이해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세상에 있다는 것 또한 행복을 느끼게 했다. <행복>도 닳을대로 닳아버린 말이지만 한 동안 그 말 은 내게 머물렀다. 나는 엑스타시의 상태 속에서 삶을 살았었다.

나는 하루 중 자투리 시간이 많으므로 도원 씨의 소설을 조금조금 씩 읽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향받고 조절된 자기의 입장에서 본다.각자는 스스로가 가진 독특한 경험의 렌즈를 통해 사물을 보는 것이다. 자기만의 패러다임을 갖고 이 세상을 해석한다는 전제하에서,
그이의 소설은 나에게 무어라 규정할 수 없는, 뭉글뭉글하고 뒤틀뒤틀하며 이것저것의 감정들이 혼효된.... 아니 혼탁한 감정들을 가져다주었다. 그것은 때로 끈적끈적하게 내 의식에 들러 붙는다. 그래서 나는 그이의 소설은 밤에, 특히 잠자리에서 읽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이의 소설을 단정적으로 잘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다만 나는, 이 생뚱스런 나의 감정에 당황스럽고, 놀랐을 뿐이었다.
문장과 문장들은 그이의 저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마치 거센 물살이 돌부리를 울리고 가는 것처럼 긴밀하면서도 저돌적인 맛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이는 이런 말들의 집합들로,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했던 것일까? 그이는 어떤 생각으로 소설을 쓰고 계시는 지 궁금했다. 내가 소설을 쓰려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나 자신의 카타르시스, 두번 째는 읽는 독자와의 공감대 형성... 생각을 말로다 쓸 수는 없지만, 그런 것이 이유가 될 것 같았다.

나는 그이의 소설에 동원된 많은 이미지의 결합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는 없었다. 육체가 병으로 썩어 문드러져 가는 시아버지와 병수발을 드는 며느리, 그리고 남편의 도피, 상상되는 애정행각, 그리고 내면 자체가 이미 썩고 있는 며느리(내 생각에) 그 어떤 인물도 공감할 수 없었다. 그이의 명령에 의해 불려나온 단어들은 하수도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수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것들이 싫은 것이 아니라, 그런 하수와 같은 언어들로 그가 보여주고자한 세계가 무엇인지에, 나의 생각은 매여있었다.
그것이, 나의 한계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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