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지님의 수필,<아버님>은 잘 읽었습니다.
저희 친정아버님이 돌아가실 때와 병명만 다를 뿐,정경이 너무도 흡사하여 더욱 공감하였습니다.
이제 아버님의 모습은 뵈지 않지만 늘 일러주시던 말씀과 70여 평생을 써오신 일기장이 남아 있어 간혹 간혹 저를 울먹이게 합니다.
수십 권의 일기장 속엔 아버님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배여있어 가족들이 전혀 몰랐던 일들이며 아버님의 속 깊은 자식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멀리 사는 막내에 대한 그리움을 끝으로 아버님의 일기 쓰시기는 끝이 났지만 그 뒤를 이어 아버님 임종 후에 돌아온 막내가 써놓은 글귀가 아직도 제 마음 속에 눈물로 흐르고 있습니다.
"아버지,살아계실 때 손 한번 잡아볼 것을..."
이미 싸늘하게 떠나신 아버님의 손을 잡는 것...그것은 남은 자들이 더욱 아끼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나이가 드니 사람과 이별하게 되는 일도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이별 후에도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있는,결코 지워지지 않는 우리들의 근원이신 아버님께 소담스럽게 핀 들녘의 흰 국화꽃 모두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