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송>을 올리며 > 작품을 읽고

본문 바로가기
|
01-10-05 18:17

<와송>을 올리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그것은 경이로운 체험이었습니다.
식물도 강렬한 의지를 지닌 '생명체'라는 사실, 수백 년 한 자리에 붙박혀 사는 나무들도 저마다 일념으로 '지향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그처럼 생생하게 와 닿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십여년 전, 그날 파계사에 처음 갔었지요.
하늘을 가릴 정도로 무성하게 뻗은 나무들도 보기 좋았지만, 원통전 뜰 아래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왜 그렇게 눈길을 끌던지요. 그 나무는 저에게 下心과 佛性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수정하게 했습니다.

더 높이 오르려고, 더 많이 가지려고 세상은 저토록 아우성인데, 가만히 발아래 엎디어 낮은 곳에 사는 이들에게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요. 바로 그런 분들이 부처님의 화현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을 판단하고 그의 생애를 가늠하는 척도는, 얼마만큼 높이, 그리고 많이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세상의 아픔과 얼마만큼 함께 했는가, 이웃과 얼마만큼 나누었느냐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 몇 년 후, 파계사에 가 보았더니 이 일을 어쩝니까! 그 와송이 베어지고 말았지 뭡니까.
저마다 잘나고 힘있고 높아질려고만 하는 사람들만 늘어가고, 낮는 데로 임하여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각박한 현실의 상징같아 가슴이 서늘해졌지요.
그 후 다시는 파계사에 가지 못했습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9
<와송>을 읽고 파계사 원통전 뜨락의 부처님께
박경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6
577
118
먹물 한 점,눈물 한 점의 <무늬>
박경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6
713
117
이도원님의 '불온과 감시'에 대한 짧은 소고
엉겅퀴 이름으로 검색
10-12
671
116 답변글
작품 잘 봤습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8
677
115
작품 잘 봤습니다
서경애 이름으로 검색
10-08
738
114
금이정님의 <와송> -와송은 사바세계에도 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6
698
»
<와송>을 올리며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10-05
622
112
남금희님의 다양한 시도-탈출과 화해 사이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3
735
111 답변글
김미월님의 '죽장리에 눈 내리다'를 읽고
김미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19
477
110 답변글
저는 그대만을 위한 할미꽃이 되었습니다!!
김미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19
522
109
김미월님의 '죽장리에 눈 내리다'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17
612
108 답변글
저도 함께 배우고 싶습니다.
박경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04
726
107
배우고 싶어 두드립니다
서경애 이름으로 검색
09-03
591
106 답변글
끊임없는 퇴고와 사랑!
박경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31
602
105 답변글
이렇게 고쳤습니다
서경애 이름으로 검색
08-31
554
104
서경애님의 낙엽을 책갈피에 꽂으며-
박경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29
605
103
저는 그대만을 위한 할미꽃이 되었습니다!!
박경화 이름으로 검색
08-25
614
102 답변글
반딧불이 공부
박경화 이름으로 검색
08-23
633
101 답변글
금이정씨의 <가시연>을 읽고,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08-22
577
100 답변글
적막강산과 폭포,인터넷
인기글
박경화 이름으로 검색
08-22
1034
99
박경화씨의 <반딧불이>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22
777
98 답변글
금이정씨의 <가시연>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21
664
97
금이정씨의 <가시연>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20
704
96
남금희님의 <가출과 출가>를 읽고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08-13
818
95
벽공무한의 충만을 찾는 시인이시여-
메나리토리 이름으로 검색
08-13
554
94
김세현씨의 <폭우>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30
665
93 답변글
다음엔 더 강도 높은 딴죽, 쓴소리 바라며-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29
577
92
박경화님의 <고백> <저, 아가에게>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29
609
91
저는 오늘 흰나비 되어 짧은 살풀이춤을....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26
586
90
그대 미포의 달과 푸른 침을 마시며-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21
546
89
금이정씨의 <매미>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8
602
88
그리운,너무도 그리운 사람 있지요.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7
559
87 답변글
꽃송이, 눈송이 던지며 함께 살아 남읍...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5
570
86 답변글
서경애님의 호수에 돌팔매질 하며...
서경애 이름으로 검색
07-14
550
85 답변글
서경애님의 <호수를 갖게 되었어요>를 읽고
서경애 이름으로 검색
07-14
537
84
서경애님의 <호수를 갖게 되었어요>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3
515
83
서경애님의 호수에 돌팔매질 하며...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3
541
82 답변글
지극히 사랑하는 곳을 떠나보았더니........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1
656
81 답변글
비파소리님께 띄우는 섬 한 채
비파소리 이름으로 검색
07-11
612
80 답변글
금이정님의 '섬'으로 떠난다.
비파소리 이름으로 검색
07-11
488
79
금이정님의 '섬'으로 떠난다.
오리무중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0
554
78
비파소리님께 띄우는 섬 한 채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09
563
77 답변글
양보라니요? 제가 생각이 모자랐습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07-08
643
76 답변글
동문서답일지라도......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07
643
75 답변글
금 이정씨 글을 읽고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07-07
500
74 답변글
금이정씨 글 잘 읽었습니다.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07-07
642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