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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순의 작품 <기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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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홈에서 오즈(김연순)님의 작품을 대하니 새삼 반갑습니다.

<낡은 추억을 썰어대는..... 무디어진 칼날>
<낡고 바랜 생각들에 갖은 양념을 하고/ 찌개냄비 속에 넣고 끓여본다>
이런 기발한 상상력이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오즈님, 전에 우리 물빛 모임에 참석하실 때 이미 아셨겠지만 우리들은 칭찬보다는 비판을 토론의 근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몇군데에 대한 <쓴소리>를 해 보겠습니다.

다음 몇가지 표현들은 약간 혼란을 일으켜 이 기발하고 신선한 작품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이 작품의 시적 기본어가 되는 <생각> <기억> <추억>이란 낱말들이 사실은 의미가 비슷한 것이어서 의미상의 간격이 좁아 또렷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무리한 느낌이 듭니다. 따져보면 물론 뉘앙스가 다른 말이지만 의식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속해 있지 않습니까?
작자는 <생각>이라는 커다란 의식 안에 <추억>이라는 영역이 있고, 그 <추억> 안에 다시 <기억>이라는 요소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것은 작자가 일방적으로 설정한 것이 아닌지요?

2)7행-8행, <낡은 추억을 썰어대는 기억의 꼬리와
무디어진 칼날이 닮아있다>
는 표현은 말은 재미있지만 실은 부정확한 표현이 아닐까요? 닮아있는 것은 <기억의 꼬리>와 <무디어진 칼날>인데, 그것은 그 길이(길다란 모양)에서 유추가 가능하지요. 그러나 <추억>을 썰어대는 <기억의 꼬리>를 생각하면, 썰다(칼로 자르다)라는 물리적 동작은 <칼>이 주체가 돼야 하는데 여기서는 <꼬리>로 추억을 칼질(써는 행위)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낡은 추억의 꼬리와 그것을 썰어대는 무디어진 (기억의) 칼날이 닮아 있다>고 해야 정확하지 않을까요?

3) <떠돌기만 하던 낡은 먼지들도 함께 끓어넘친.......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에서는 <먼지>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만, 함께 <끓어넘친> 먼지는 물기(수분)에 젖어있기 때문에 이미 먼지의 속성과는 달라져 있습니다. <먼지>란 메마른 것이고, <끓어넘쳐>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은 수증기의 양상입(젖은 것)니다. 물론 먼지와 수증기가 합칠 수는 있지만, 그것은 먼지(건조한 것)와 수증기(젖은 것)의 강제결합의 느낌을 주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4) 제목이 주는 의미의 외연이 너무 넓습니다. 제목을 더 구체적으로 해서 의미를 좁히는 것이 어떨는지요? 예컨대 <기억>을 <ㅇㅇㅇ한 기억>이라든가 <기억의 ㅇㅇㅇ> 혹은 아예 <기억>이란 말을 대신할 비유어나 상징으로 표현하는 것 말입니다.

<쓴소리>를 올렸습니다만, 사실은 김연순씨의 이 작품이 우리들에게는 새롭고 강한 자극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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