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애님의 <탑골공원>을 읽고 > 작품을 읽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작품을 읽고

|
03-04-11 06:41

서경애님의 <탑골공원>을 읽고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탑골공원은 노인들의 유일한 광장이다.
일제의 폭압을 벗어난 환희를 만끽하던 그 곳,
이제 그 곳은 그저 희망도 미래도 없는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인 노인들의 유일한 해방구일 뿐이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흘러들어온다.
그곳의 무료급식소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도 철저히 약육강식의 원칙이 지켜진다.
<예수를 믿으세요>
이 메시지는 탑골공원의 유령처럼 오가는 노인들에겐
구원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연극무대의 소품처럼 , 음향기기처럼
전락될 뿐이다.

'스펄 거지도 먹고 살아얄 것 아냐'
'스펄 먹고 사는 것들은 주고'

이 쓸쓸하고 허무한 욕설은 무자비한 삶의 부당성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그래서 이 욕설은 욕설이 아니게된다.
생존을 위한 절실한 요구이고 저항이다.
그들의 힘없는 목소리는 칼바람에 스러지지만
그래도 이 분노만이 유일한 희망일뿐.
그들은 이 분노의 힘으로,
이 탑골공원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 시에서 이해가 가지않는 대목은 바로 마지막 행이다.
주註를 달지않아 웅*그룹의 정체를 정확하게 모르겠다.

'웅*그룹은 사기집단 주부들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
등빨좋은 청년이 온몸에 글을 휘감고 서성인다

서경애님의 시세계의 변화가 놀랍다.
또한 완벽하게 정황을 묘사하는
현미경같은 시선이 전혀 비정하게 보이지 않는다.
가장 낮은 자리에 서 있는 무리들에게
가장 낮은 시선으로 다가서는 시인의 눈은, 가슴은,손은
무책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냉소의 자리에 연민이 내려앉아서일까.
무시하지 못할 연민의 힘이 느껴진다.
서경애님의 연민이야말로
이 탑골공원의 유일한 빛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3 김상연님의 <말 그 너머에 사랑이 있다>를 읽고 인기글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12-15 1146
42 김상연님의 <들여다본다>를 읽고 인기글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12-01 1201
41 김상연님의 <월식>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11-21 919
40 서경애님의 소요산 거미줄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11-06 761
39 답변글 변명과 설득을 해보자면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9-12 878
38 답변글 허점 투성이, 부끄럽습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6-21 774
37 조우기님의 <가장의 한마디>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6-18 820
36 유자란씨의 <심청, 인당수에 뛰어들다>를 읽고 인기글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6-13 1022
35 차재희님의 <바다>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5-29 927
34 답변글 정정지님의 시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에 대하여,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5-29 844
33 조우기님의 <가인아>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5-16 697
32 서경애님의 <절망>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5-15 628
31 정정지님의 <바보엄마>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5-12 636
30 정정지님의 <아버님과 비둘기>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4-30 776
29 조우기님의 <과자봉지>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4-16 960
» 서경애님의 <탑골공원>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4-11 843
27 김세현님의 <돌>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2-05 442
26 김세현님의 <찻집의 창>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1-29 606
25 김학원님의 <꿈 속 같이 깨어나는 나라가>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2-11-11 715
24 답변글 이제서야 고백할까요?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2-11-11 773
23 답변글 이진흥선생님의 조언에 힘입어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2-10-29 592
22 답변글 이도원씨의 소설[자개장롱이 있는 집]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2-10-02 817
21 이영경님의 다섯 편 시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10-16 763
20 답변글 이도원님의 '불온과 감시'에 대한 짧은 소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10-16 605
19 답변글 작품 잘 봤습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10-08 685
18 금이정님의 <와송> -와송은 사바세계에도 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10-06 699
17 남금희님의 다양한 시도-탈출과 화해 사이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9-23 737
16 김미월님의 '죽장리에 눈 내리다'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9-17 617
15 박경화님의 <고백> <저, 아가에게>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29 611
14 서경애님의 <호수를 갖게 되었어요>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13 516
13 답변글 우리는 사자입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5 753
12 답변글 양보라니요? 제가 생각이 모자랐습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7-08 649
11 제 비평에 대한 쓴 비평 달게 받겠습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6-01 610
10 이진흥님의 질문에 답합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28 599
9 이진흥님의 <저녁놀>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22 653
8 역시 스케일 큰 김세현의 <미포의 달을 마시다>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16 575
7 금이정씨의 힘일 겁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4-27 560
6 금이정님은 대숲에서 무서운 비밀 하나를알게되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4-25 565
5 이진흥님의 <잉게에게>를 읽고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4-04 699
4 의미심장한 새 그러나 ...정정지씨의< 새>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31 644
3 답변글 김연순님의 <바다는 기억처럼>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9 678
2 김연순님의 <바다는 기억처럼>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8 621
1 <걸레의 노래>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2 61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