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흥님의 <잉게에게>를 읽고 > 작품을 읽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작품을 읽고

|
01-04-04 09:54

이진흥님의 <잉게에게>를 읽고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시집 <칼 같은 기쁨>에 수록된 <잉게에게>를 다시 읽었습니다.
잉게라는 의미를 모르니 선생님의 시는 의사가 내는 처방전과ㅡ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시제를 무시한 채 선생님의 시를 볼 수 밖에 없군요.

고뇌라는 말과 고통이라는 말이 1행과 2행에서 순차적으로 나옵니다.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이 두 낱말의 차이는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로 인해 힘을 충분히 얻기는 합니다. 피를 뿜고있는 대지가 처절하게 소멸해간다는 것이 고통이며 고뇌이며 슬픔이다가 나중에 올리브색 부리까지로 이어지는 사랑의 순애보라는 다소 식상한 주제를 선생님이 갖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덕목인 사유로 인해 평범하게 읽히지 않도록 합니다. 고뇌,고통,슬픔,처절,소멸이라는 추상적이고 낡은 시어를 마음껏 충돌 시키면서도 의연하게 버틸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바로 하늘의 슬픔을 물어다가 꽃씨로 뿌리는 새의 부리때문입니다. 이 사유가 독자들을 꼼짝달짝 못하게 만듭니다.

시인은 <아니?> ,<이해하니?>,<본 일이 있니?> 라는 말로 자신의 사유를 묻고 있지만 사실은 묻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유의 정당성을 집요하게,오만하게 확인 받으려고 하는 거지요(그러니 속지 마십시오)
특히 마지막 두 행<빛나는 것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 처절하게 소멸해 간다는 것을 아니?>은 소멸해야지만 존재의 당위를 얻는다는 , 확신에 찬 시인의 개입이 전면적으로 드러난 것인데 빛나는 존재가 선택한(선택당한 건지도 모르는) 소멸에의 의지가 불건강해 보입니다. 기꺼이 선택한 소멸에의 의지는 희생이라는 숭고한 이상 뒤에 자기파멸이나 자학의 또다른 포장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듭니다.

시제에 대한 불친절한 시인의 태도 때문에 다소 감정적인 비평으로 흘렀을 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7 답변글 서경애씨의 <낚시>를 읽고,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17 642
26 신진영씨의 절창 <환절기>에 대하여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12 751
25 김연순(오즈)씨의 <메아리>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11 714
24 답변글 좀 더 다듬도록 하겠습니다. 김연순 이름으로 검색 2001-04-11 706
23 '배경'의 배경에 대하여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4-09 646
22 '연가8'의 '배경'이 궁금하다! 신진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07 847
21 답변글 '연가8'의 '배경'이 궁금하다!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09 557
20 금이정 씨의 <배경>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06 655
» 이진흥님의 <잉게에게>를 읽고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4-04 930
18 답변글 이진흥님의 <잉게에게>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04 725
17 이도원님의 <무화과나무 아래 그를 묻다>를 읽고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01 790
16 '무화과나무'를 보고 싶다 신진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01 770
15 의미심장한 새 그러나 ...정정지씨의< 새>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31 877
14 금이정씨의 <아침>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30 579
13 김연순님의 <바다는 기억처럼>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9 682
12 답변글 김연순님의 <바다는 기억처럼>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9 845
11 답변글 김연순님의 <바다는 기억처럼>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9 802
10 김연순님의 <바다는 기억처럼>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8 861
9 <걸레의 노래>를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22 798
8 차재희님의 품질 좋은 '걸레' 신진영 이름으로 검색 2001-03-22 725
7 금이정씨의 <지슬리의 봄>을 읽고 고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19 760
6 김세현의 <주산지에서>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19 692
5 차재희의 <밤참>에 대하여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17 591
4 정정지의 <어느날 풍경>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17 590
3 남금희의 <청암사 눈꽃>을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14 1434
2 답변글 남금희의 <청암사 눈꽃>을 읽고, 인기글 김미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15 1672
1 김연순의 작품 <기억>을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3-14 1453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