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애라는 이름의 나무에게... > 작품을 읽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작품을 읽고

|
01-05-28 10:06

서경애라는 이름의 나무에게...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부지런히 올리시는 시 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대화를 주고 받은 적은 없지만, 어떤 분인지 미루어 짐작이 갈 정도로 개성있는 시들이었습니다.
큰 강의 시원이 되는 깊은 산 기슭의 맑은 물처럼 투명한 시들이었지요. 하지만 맑고 고운 글이었지만 무언가 자꾸만 허전하다는 느낌,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어 왜, 무엇 때문일까 오래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원의 맑은 물도 언젠가는 세상을 돌고 돌아 큰 강이 되고 바다가 되겠지요. 세상의 오물을 가득 품고 있지만, 근원인 대양으로 가려면 아래로 흐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여기 뜰 앞에 한 그루 나무가 있다 합시다.
우리는 그 나무의 잎과 가지를 보고 그 뿌리를 짐작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잎과 가지 그 겉모습만 보고 뿌리를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뿌리가 땅 속에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짧은 안목 탓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나무를 전체적으로 본다는 것은 잎과 가지에 나타나 있는 뿌리의 정신을 볼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일 테지요.
하지만 나무는 스스로 제 뿌리를 보여 줄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나무 자신만의 은밀한, 사적인, 내면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또한 나무를 볼 때 뿌리까지 캐내어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시에서 나타나 보이는 <서경애라는 이름의 나무> 의 뿌리는 깊고 단단합니다. 우리는 글에서 누구나 그것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영혼>, <자아>, <절대적 존재와의 교감>, 이라는 뜻이나 단어들은 오직 땅 속에 깊숙히 내장되어 있어야 할 뿌리 같은 것들이 아닐까요? 글이란 뿌리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뿌리의 힘을 근원으로 하는 줄기와 잎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시를 읽을 때마다 어딘가 불편하다는 느낌은 그것 때문이 아닐까요?

뿌리를 걸우지 않고 보이는 잎과 가지만 속성으로 키워서 보이려는 사람들이 요즘은 많지요. 그런 면에서 <서경애라는 나무>는 얼마나 자신과 치열하게 대면하고 있으며 얼마나 진실하고 정직하게 사시는지 글을 보면 짐작이 갑니다. 든든합니다.
하지만 이제 잎과 가지를 보여 주세요. 자신의 내면 깊숙히로만 드리워진 사다리, 이젠 그걸 타고 지상으로 올라오셨으면 하는 마음에 건방지게도 이런 글월 올립니다. 왜냐하면 나무는 잎과 가지 그리고 꽃과 열매로서 그 존재가치를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뿌리의 깊이만큼 줄기의 높이로 솟구칠 수 있을 것입니다. <서경애라는 나무>, 무성하고 아름다운 한 그루 나무임을 믿습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3 물빛 벗님들, 속삭여 주세요 초인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6 706
72 금이정씨의 <우리는 사자입니다!>를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6 1012
71 답변글 금이정씨의 <우리는 사자입니다!>를 읽고,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7-07 629
70 답변글 금이정씨의 <우리는 사자입니다!>를 읽고,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7-07 659
69 우리는 사자입니다!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7-05 904
68 답변글 나는, 사자가 아닌 유도화 잎사귀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5 801
67 답변글 나는, 사자가 아닌 유도화 잎사귀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7-07 794
66 답변글 동문서답일지라도...... 메나리토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7 832
65 시는 무엇으로 쓰여지는지...... 별빛꽃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4 876
64 답변글 시가 무엇으로 쓰여지다니요?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4 928
63 답변글 그럼 저도 시인이란 말입니까? 야호~ 별빛꽃 올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4 650
62 답변글 우리는 사자입니다! 인기글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5 1126
61 답변글 우리는 사자입니다!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7-07 905
60 답변글 양보라니요? 제가 생각이 모자랐습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7-08 851
59 답변글 금이정씨 글 잘 읽었습니다. 인기글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7 1059
58 답변글 금이정씨 글 잘 읽었습니다.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7-07 854
57 곳간열쇠와 바뀌게된 손자 박경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3 871
56 답변글 곳간열쇠와 바뀌게된 손자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3 785
55 (이응로 1,2,3 )을 읽고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7-02 854
54 박경화 시인의 <그대 떠나고>에 대하여,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1 1071
53 권영호시인의 <홍수지다>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7-01 788
52 권영호님의 봄밤에 대하여,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6-04 825
51 제 비평에 대한 쓴 비평 달게 받겠습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6-01 769
50 답변글 제 비평에 대한 쓴 비평 달게 받겠습니다.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6-04 709
49 정정지님의 <동행>을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6-01 709
48 답변글 정정지님의 <동행>을 읽고,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6-02 695
47 이도원씨의 답변을 읽고,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6-01 1039
46 서경애라는 이름의 나무에게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30 761
45 이진흥님의 질문에 답합니다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28 789
» 서경애라는 이름의 나무에게...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5-28 696
43 답변글 서경애라는 이름의 나무에게...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30 709
42 이도원씨의 <저녁놀> 비평에 대한 대답과 질문 인기글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28 1000
41 정정지님의 <화산>을 읽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25 650
40 답변글 정정지님의 <화산>을 읽고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30 709
39 이진흥님의 <저녁놀>을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22 864
38 역시 스케일 큰 김세현의 <미포의 달을 마시다> 읽고 이도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16 737
37 다시 읽어본 논문... 김홍숙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5-05 735
36 금이정씨의 힘일 겁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4-27 728
35 고마우셔라 도원씨...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4-27 841
34 신진영씨의 대숲을 기다리며 금이정 이름으로 검색 2001-04-27 776
33 대숲! 그걸 먼저 품어버리다니... 신진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25 687
32 금이정님은 대숲에서 무서운 비밀 하나를알게되었다 이도원 이름으로 검색 2001-04-25 728
31 손희경씨의 <예감> 서경애 이름으로 검색 2001-04-23 663
30 김세현씨의 <가로수>에 대하여,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17 940
29 답변글 김세현씨의 <가로수>에 대하여, 인기글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18 1126
28 서경애씨의 <낚시>를 읽고, 이진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1-04-16 87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