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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를 기다리며

 

                                    이규석

 

 어젯밤 시린 외풍에도

 물관을 타고 오르는 봄 소리 들리더니

 안개 자욱한 새벽이 열렸다

 

 얼마나 귀한 손님 맞으려고

 솔잎마다 맺힌 이슬방울

 매화 꽃봉오리에도 방울방울 달았을까

 

 해묵은 과거를 얼마나 잘라야 하나

 전지가위 들고 서성이는데

 목을 축이던 뱁새 한 마리 날아올랐다

 

 새가 흔들고 간 길이만큼

 가지를 자르자 겨우내 향을 머금었던

 매화는 붉은 피를 흘렸을지언정

 

 모진 바람과 맞서온

 홍매도 백매도 이젠 모두 돌아올 수 있는 봄

 문 촉촉이 열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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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 놀랍게 발전하고 있다 좋은 시를 썼다 시는 본질적으로 우주만물이 서로 상응해야 한다 이를 발견하는 것이 시인의 눈이다 '새가 흔들고 간 길이만큼' 우주만물이 서로 상응하는 상태를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대단한 발견이다 매화는 붉은 피를 흘린다는 것이 의미상으로 이상하다 '가지를 자르자 매화나무가 겨우내 머금었던 향을 뿜는다' 로 퇴고하면 될 것 같다 마지막연 '홍매도 백매도 이제 모두 돌아오도록/ 문 촉촉이 열어 놓고 있다'로 마무리 하면 어떨까 지금까지 시중 가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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