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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해봅시다



민망한 세월

 

                                             이규석

 

울안에 우뚝 선 감나무

긴긴 세월 홀로 집을 지키느라

뻘쭘히 키만 키웠다

 

담장너머 길손들에게

얼기설기 얽힌 뇌 사진 펴놓고

구부러져 살아야만 했던 사연

하소연하기 바쁘다

 

뉘 곧게 살고 싶지 않았으랴만

벌레 들어 움츠리고

몰아치는 바람에 굽어지고

땡볕 가뭄에 갈라지고

천둥에 놀라 숭숭 구멍 뚫리고

긴 장마에 쳐져 살다보니

이리 구불구불하게 되었노라고

 

감은 익기도 전에 자꾸만 둘러빠지고

곧게 살아보라는 말씀

여전히 울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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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는 감나무를 통해 화자를 보여주는 시다 좀 더 좋은 시를 위해서는  낯설게 하기 익숙한 것 버리고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2연의 '뇌사진'은 자연스럽게 '가지'로 하면 쉽게 다가온다 '우뚝'이나 '뻘줌히' '곧은' 등은 구불구불한 가지와 이미지가 상충한다 다른 것으로 고민해보면 어떨까 3연은 묘사가 너무 많다 몇 문장으로 줄였으면 좋갰다 전반적으로 시를 보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 시에 대한 고민은 털어 버려도 될 듯하다 산문에서 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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