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6차 토론)도둑맞다 ㅡ팔음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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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다 ㅡ팔음

 

입덧이 너무 심해서
꼬챙이처럼 깡마른
그녀를 위로하러 갔다.
몇 달째 수박물만 먹고
버티는 그녀가
불쑥 내뱉은 말

"누가 내 반지를 훔쳐갔어요~"


그녀는 누구의 짓인지
짐작은 가지만
절대 화내면 안 되니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내가 힘주어 말했다
나는 시간을 도둑맞았노라고.
그저  두 아들 키우고
시집살이 암팡지게 하고나니
삼십 년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누구의 소행인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밤하늘은 캄캄했다
초롱초롱 빛나던 별들도

몽땅 훔쳐갔다
누구의 짓인지 나는 알기에
몹시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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