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화국 ㅡ팔음
책장마다 예쁜 시집이 넘쳐
더이상 꽂을 공간이 없는 서재
분홍색 침대 위에도 시집
이 방 저 방 걸려있는 시화액자
교과서 참고서 외에
책 한 권 없던 어린시절은
영혼이 고팠다, 상걸인처럼
겨울외투를 입어도 온몸이 시렸다
시의 늪에 풍덩 빠져서 사는 지금
삶의 체험에다 의미의 옷을 입히고
꼼꼼하게 분칠을 한다
시낭송으로 한껏 멋도 부린다
오늘도 산책길에서 시화를 만났다
시내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서도 만났다
나는야, 시 공화국의 원주민
아침에 과입즙 마시듯
시의 미덕을 즐겨 마신다
이제는 배고프지 않다
더이상 춥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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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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