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깜카페/곽미숙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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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깜카페

 

붉은 노을이
산 능선
헐벗은 나무 사이에 걸려있다

백자산을
등에 업은 꼬깜카페에서
긴 산행에
지친 하루를 푼다

잠시
차를 마시는 사이
창밖 풍경이
엄마의 기억처럼
까맣게 사라졌다

뉘신데
홍시를 주냐며
몇 번이나 고개를 주억이던 엄마

낮에는
종일 누웠다가
밤이면
친구들과 곶감을 깍고
고두밥 쪄서 술도 담고 부침개도 부친다는

수술 후 열에 들뜬
엄마의 밤 마실
그녀가 찾은 곳은 집도 자식도 아니었다
처마 밑에 말라가는 곶감처럼
함께 비바람을 맞고 큰 동무들이다

오늘 밤
엄마는 어디에 가 있을까

동무들이 있는 은하 어디쯤
작은방 하나
마련한지도 모르겠다

카페를 나오니 멀리
별하나 깜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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