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ㅡ김미숙(팔음)
시내버스에서 휴대폰 주워
기사에게 주었다
CCTV는 주인을 알겠지
또, 집 앞에서 땅에 코 박은
휴대폰을 보고 주워? 말어?
한참 망설이다가 집으로 가져왔다
점심 식사를 마칠 때까지
전화가 안 오면 경찰서에 가리라
생각하며 밥을 먹었다
밥상을 치우는데 전화가 울린다
액정화면에 뜬 발신자 이름 "아빠"
전화를 받아보니 여자 목소리다
입은 채로 휴대폰 건네줄 장소에
뛰어가면서 내심 약간의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헐떡거리며 목소리의 주인공을 만나
물건을 전해주니 "고맙습니다"
한마디 던지고 칼바람처럼 사라진다
시리고 찬바람은 온몸을 파고든다
추운데 왔다갔다 내가 무슨 천사라고
폰을 줍지말고 그냥 모른 척 지나갈 것을
사우나에서 큰아들이 잃어버린 지갑
택시 안에서 남편이 잃어버린 지갑
어디서 뭐하는지 아직도 깜깜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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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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