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930회 토론작)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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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정해영

 

백리향 휘어지는 울타리 안

헝컬어 진 채 자라난

풀더미를 걷어내고

시들한 꽃 이름을 솎아내고 나니

 

박새가

쪼다가 그만 둔 바위와

먼 곳을 바라보는 소나무아래

노랑 주홍 보라의 백일홍 봉선화가

계절이 떨구어 놓은

간결한 문장처럼 남는다

 

서늘한 바람과 함께 이제 곧 마타리꽃이 핀다고 보내온 안부 속에는 노란 좁쌀 알갱 이 같은 인정이 흩어져 있지만 돌을 품은 꽃밭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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